"처자식 데리러 가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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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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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통에 먼저 내려왔다가 처자식을 데리러 다시 북한에 가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해.."
 30일부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60년만에 아들과 딸 2명을 만나는 노중준(91.부산 부산진구)씨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명단을 통보받고, 이같이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딸 성애씨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노씨는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제국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인 평안남도 용강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다 6.25 전쟁이 발발한 직후 인민군에 의해 군의관으로 징집되자 동료와 함께 황해도에서 배를 타고 몰래 월남했다고 한다.

당시 노씨는 배편이 불안해 먼저 월남했다가 안전성 여부를 확인한 뒤 아내와 8살짜리 아들, 5~6세인 두 딸을 데리러 갈 생각이었으나 그 길로 평생 생이별의 고통이 시작됐다.

노씨는 이어 월미도와 백령도, 인천, 제주도, 경남 마산을 거쳐 부산으로 피난했고, 부산에서 고향 지인의 도움을 받아 치과의원을 개설해 10여년전까지 의사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는 2007년부터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고, 최근 북한에 두고 온 아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또 "나는 부산에서 치과의원을 개설해 비교적 편안하게 살았지만, 북한에 남은 처자식은 얼마나 힘들게 살았겠는가"라면서 북에 두고온 가족에게 미안해했다고 남한에서 태어난 딸 성애씨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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