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민은행이 휴직 중인 직원들에게 조기 복직을 요청하고 있다.
3200명 이상을 희망퇴직 형태로 내보내기로 하면서 인력이 크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직원들은 은행 측의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현재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휴직 중인 직원들에게 조기복직을 요청하는 이메일과 핸드폰 문자메시지(SMS)를 발송하고 있다.
육아휴직 중인 한 무기계약직 직원은 "최근 분위기가 어수선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은행 측의 권고를 따라야 할 것 같아 2개월 먼저 복직하기로 했다"며 "시간이 많지 않아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제시한 조기 복직 시기는 11월 8일과 12월 1일이지만 사실상 다음 달 복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의도 본점에서 근무하다가 휴직을 신청했던 한 직원은 "은행에서 다음 달 퇴직자가 많아 희망 점포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득했다"며 "12월에 복직을 신청하면 원치 않는 곳으로 발령이 날 수도 있다는 말에 복직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휴직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에게만 부분적으로 조기 복직 의사를 타진한 것"이라며 "강제 사항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은행이 희망퇴직으로 3200명 이상을 내보내고 성과향상추진본부를 설립해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을 별도 관리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조기 복직 요구는 직원들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직원의 육아휴직 기간은 2년으로 동일하고 본인이 알아서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며 "인력 부족을 이유로 휴직자들에게 조기에 복직하라고 한다면 누가 마음 편하게 휴직을 신청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번에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을 11월 11일자로 퇴직 처리하고 30일 퇴직금을 지불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퇴직 비용으로만 6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