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베팅하려면 '딤섬'을 사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위안화 절상을 기대하는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딤섬본드'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딤섬본드'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으로 중국 본토 채권인 '판다본드'와 구분된다.
딤섬본드는 까다로운 규제로 중국 본토 채권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외국인 투자자가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어 우회 투자처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딤섬본드의 발행 주체는 대개 중국 본토나 홍콩 기업들이지만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와 같은 외국 기업들도 딤섬본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맥도날드의 경우 최근 중국 사업 확장을 위해 딤섬본드를 발행해 2억 위안을 조달했다. 외국인의 투자 수요를 반영하듯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최근 12억 위안 규모의 딤섬본드를 발행했다.
딤섬본드 거래가 활발해지자 홍콩의 한해 위안화 거래 할당액(쿼터)은 지난달 29일 이미 바닥났다. 홍콩 통화당국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통화스왑을 체결해 위안화를 끌어들여야 할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위안화 절상을 노린 투기 수요가 쿼터를 소진시키는 데 큰 몫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규제가 느슨해지면서 외국인도 약간의 웃돈만 부담하면 홍콩의 어느 은행에서나 위안화를 조달해 딤섬본드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대형 채권펀드들은 아직 딤섬본드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데 망설이고 있다. 시장 규모가 작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본토에서 발행된 채권 규모는 1447억 위안에 달했지만 딤섬본드 발행액은 14억6000만 위안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려면 딤섬본드보다 투자하기 쉬운 아시아 지역의 다른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주변국의 통화 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에 대해 WSJ는 아시아 지역 신흥국 통화 가운데는 위안화의 환율 변동성이 가장 안정적이고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만큼 딤섬본드가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딤섬본드의 주요 발행 주체도 신용등급 랭킹 상위를 다투는 중국개발은행, 중국수출입은행 등이다.
다니엘 마마도 도이체방크 아시아 채권시장 부문 공동 대표는 딤섬채권의 발행 규모가 연간 100%씩 급증, 향후 5년 안에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되는 달러화 표시 채권 규모를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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