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수사 확대에 與野 지도부 일제히 반발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대기업 비자금과 ‘청목회(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입법로비’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당초 C&그룹 수사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등 야권에서만 ‘표적수사’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이 청목회의 로비대상 의원 명단을 확보하고 조만간 소환할 것이란 말이 나오면서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마저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1일 “국회의원이 후원금 10만원 받는 것까지 범죄시하는 건 의원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검찰의 지나친 수사를 용납할 수 없다. 정치인을 너무 범죄인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간 한화·태광그룹 등에 대한 수사와 관련, “수사과정에서 정치인 비리가 나올 경우 이를 내버려 두는 건 직무유기”라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던 것과 비교할 때 다소 달라진 뉘앙스다.
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소액 다수의 후원을 일일이 확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자칫 정치권에 대한 경시 풍조를 확산하고 여야간 ‘표적 사정’ 논란을 일으킬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검찰의 수사대상에 여권 인사들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검찰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경계심도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만원짜리 후원금을 받은 것까지 문제가 된다면 의정활동을 하지 말아야 하고, 후원회 모금법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목회 로비 의혹과 관련, 지난해 청원경찰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을 당시 민주당 측 간사를 맡았던 강기정 의원도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청원경찰법 개정안은) 청원경찰의 어려운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이라며 “이를 두고 정치권 로비 얘기를 흘리는 건 검찰의 입법권 침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검찰의 대기업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수사에 대해 “이 정도 대규모 비리라면 이미 과거에 많은 제보를 받았을 텐데 왜 그땐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 (수사)하냐”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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