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작년 G20 의장국으로서 세계경제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어떤 결과를 예측하고 G20의 미래 모습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 6월 토론토에서 개최된 정상회의 이후 개인적으로 두 번째 G20 회의다.
나는 G20 정상회의는 반드시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G20은 지난해 세계경제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협력체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이제 정상들은 다음 단계를 취해야 한다. 현재 세계 경제는 위기를 넘어 회복세로 돌아가고 있고, 이에 따라 G20은 변화기에 있다. 따라서 G20은 향후 경제위기 이후의 효과적인 협력체로서 자리매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로 서울 G20 정상회의가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구체적인 결과에 대해선, 반드시 무역 증진을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역은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이고, 따라서 무역을 활성화해야 한다. 한-EU (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가 바로 세계 경제가 나아가야 할 모범사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11년 도하라운드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정치적 합의를 이루는 것 역시 G20에서 논의됐으면 한다.
물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건실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 있는 미래 경제 성장을 위한 길을 닦아 놓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재 존재하는 세계 경제 불균형과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G20 내에서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또한 한국은 지난 1998년 아시아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았는데 그 의미는.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훌륭하게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울 G20 정상회의는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다. 첫째로, 한국은 G8 비회원국 중에서 최초로 G20 의장국을 맡았으며, 이번 정상회의는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G20 정상회의이다. 이러한 사실은 선진국 혹은 개도국 상관없이 모든 G20국가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로 G20이야말로 현재 세계 경제협력을 위한 가장 최상위 포럼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러 통계를 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영국 경제가 회복되는 신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 통계청은 최근 경제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 경제의 향후 전망은.
▲영국 경제 전망은 매우 밝다. 그리고 이는 연립정부가 취한 여러 경제 조치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본다.
가장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약 0.8% 증가했고 이는 10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다. 국제신용평가회사는 영국의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하면서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여러 수치와 통계는 영국 경제에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전망이 매우 낙관적임을 나타낸다. 여전히 세계 경제가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지속적인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 경제회복이 계속해서 지속될 수 있도록 모든 국가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
물론 재정적자 해결을 위한 강력하고 결단적인 조치 없이는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영국 경제의 자신감 회복과 지속 가능한 공공 재정의 유지 및 장기적 경제성장을 위해 재정적자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
--영국 경제가 서비스 및 금융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 및 서비스 부문이 매우 건실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영국 경제는 다른 강점도 많다. 세계 제6대 제조업 국가다. 제조업은 영국 GDP(국내총생산)의 13.5%를 차지하며, 지난해 1천310억 파운드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영국은 가장 생산적인 세계 연구개발의 중심지다. 유럽의 제약 및 임상 실험의 약 35%가 영국에서 진행된다. 영국의 창조산업은 EU 국가 중 최대 규모다. 영국 경제의 균형적 구조를 위해 금융서비스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증세, 연금 개혁 및 아동 복지와 동절기 난방 지원금 등과 같은 복지 수당의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반발에도 강력한 지출 삭감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건전한 공공 재정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 정부는 긴급하고, 불가피한 조치를 취해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 해소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상상 이상이다. 고금리, 무너지는 비즈니스, 높은 실업률로 인해 궁극적으로 영국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결단을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영국 정부는 지출 삭감이 공정하게 이뤄지기 위해 특히 주의를 기울였다. 예를 들어, 이번 의회 회기 동안 매년 실질적으로 보건 지출은 증가할 수 있도록 하며, 교육관련 지출을 보호해 교육 제도의 공정성을 증진하려 하고 있다. 복지 시스템을 개혁해 더 많은 국민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고령 인구 및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요 혜택은 유지하고 있다.
큰 그림에서 볼 때 공공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취한 조치들은 강력하지만 동시에 공정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로 권력을 이양하고 재분배하는 '큰 사회(Big Society)'를 강조하고 있는데 정확한 의미와 추진 배경은.
▲정부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즉 국민 개개인이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할 때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정부가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개인, 단체 및 조직의 잠재력을 한데 모아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지역사회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어 그 지역의 미래를 스스로 건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과 민간 기업이 공공부문에 진출하여 최상의 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단순하게 정리하면, 우리는 각 개개인이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할 것이다.
--영국은 유럽지역에서 가장 많은 해외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 비결은.
▲영국은 실질적으로 누구나 와서 사업을 성장시키고 성공할 수 있는 곳이다. 영국은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경제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은 장기적으로 세계 제 2, 3대 해외직접투자 유치국이었으며, 무려 1조1천250억 달러에 달하는 해외직접투자 보유액을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영국은 유럽 내 제1의 투자지역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일례로 작년 유럽으로 들어오는 해외직접투자 건 중 20% 이상을 영국이 유치했으며 유럽 지역 국가 내에서 유럽본부가 가장 많이 위치한 곳 역시 영국이다.
영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영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많은 장점을 얻게 된다. 세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은 유럽 내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국가 1위로 선정되었다. 이처럼 영국은 무역, 투자 그리고 비즈니스 개방성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사업이 번창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럽 및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서 영국의 가치를 인정하는 아시아 기업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한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영국에게 있어 최첨단, 고부가가치 투자국가로서의 역할을 한다. 한국의 대 영국 투자로 창출되는 일자리 수가 작년 한 해에만 81%나 증가했다.
--한-영 양국의 양자 무역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더불어 한-EU FTA 정식 서명으로 영국 서비스 산업의 한국시장 진출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EU FTA 체결이 영국 경제에 가져오는 이득과 한-영 양국의 경제 무역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한-영 양국의 상업적 관계는 매우 굳건하다. 작년 양국의 상품 및 서비스 교역량은 56억 파운드에 달하며, 영국은 제1의 대(對)한국 투자국이다.
하지만 양국 무역관계는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한-EU FTA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지지했다. 특히 한-EU FTA 체결에 결정적인 청신호를 준 지난 9월 유럽 정상회의가 개최되기까지, 몇몇 EU 정상들과의 FTA 논의를 이끌어왔다.
의심할 여지없이 한-EU FTA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금융 및 법률 서비스에서부터, 녹색기술까지 현재 양자 무역 패턴을 기반으로 예측했을 때, 영국 경제는 매년 5억 파운드의 경제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사상자 발생으로 인한 거센 여론의 반대에도 영국은 거의 10년간 아프가니스탄에 군을 주둔해 오고 있다. 한국 역시 올해 초 아프간에 재건팀을 파병하였다. 아프간에서 영국이 성취한 것은 무엇이며, 향후 철수 계획은.
▲아프간은 영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나는 아프간 주둔이 영국 혹은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의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시는 아프간이 알 카에다의 은닉처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완벽한 아프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아프간 스스로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있을 만큼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다.
아프간 내에서의 국제사회의 연합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아프간 지원 노력을 높이 산다. 우리는 반드시 아프간 정부와 함께 협력해야 한다. 아프간 파르완에 주둔해 있는 한국의 재건팀은 여러 가지 의료 서비스 및 엔지니어링, 농업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여 아프간 국민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아프간 문제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아프간 보안군이 2014년 말에는 아프간 국방을 책임질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아프간 국민들과 국제사회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전략이 있다고 본다. 2015년에는 영국군이 더 이상 전투군 지위로 아프간에 주둔해 있지는 않을 것이며, 주둔군 수도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나는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여전히 영국은 아프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는 훈련 혹은 장기적인 외교 및 개발원조의 형태로 이뤄질 것이다. 아프간과 영국의 관계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북한은 최근 김정일의 삼남을 정식후계자로 임명하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의 권력세습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나는 자유롭고 공정하고 개방된 민주적 선거를 믿는 사람이다. 또한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는 분리될 수 없다고 믿는다. 물론 북한이 국제사회와 더욱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국제사회와의 건설적 관계가 고립보다는 북한이나 우리에게 더 나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권력승계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도발 가능성에 대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벼랑 끝 전술을 펼치며 국제사회에 핵 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 문제의 해결책은.
▲북한의 핵 활동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 우리는 북한이 검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비핵화를 진행하기를 희망하며, 6자 회담이 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회의체라고 믿는다. 비핵화에 진전을 보이기 전까지는 현재의 UN 제재 조치의 이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UN 제재 조치를 통해 북한의 핵 활동 억제 및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 회의가 오는 12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18년 월드컵 개최지는 영국, 2022년 월드컵 개최지는 한국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영국의 월드컵 유치 전망은.
▲영국을 위한 기원에 감사드린다. 나 역시 영국이 2018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현재 월드컵 개최문제는 내가 가장 열정적으로 집중하는 것 가운데 하나다. 영국은 강력한 제안서와 함께 기술적인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FIFA 조사단이 영국을 방문하는 마지막 날에 `2018년 월드컵이 영국에서 개최된다면 영국과 영국민뿐만이 아니라 세계 축구사에 오래 남을 훌륭한 경험을 선물해 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나는 FIFA 조사단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조금 덧붙이자면, 영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된다면 이는 단지 영국만의 행사가 아닌 전 세계를 위한 행사가 될 것이다. 영국 전체가 월드컵 유치를 기원하고 있다.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다면 영국민 모두는 세계 각지에서 오는 선수단, 코치단 및 축구팬들 모두에게 따뜻한 환대를 할 준비가 돼 있다. 물론 훌륭한 월드컵 개최를 위한 축구 경기장 및 인프라 역시 잘 구축돼 있다.
나는 총리로서 영국의 월드컵 유치 노력을 100% 지지하고 지원한다. 한국 역시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행운을 기원한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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