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1일 국방위와 교육과학기술위, 지식경제위, 보건복지위 등 4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각 소관부처가 보고한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등에 대한 심의를 벌였다.
국회는 당초 지난 8일부터 상임위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검찰의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의혹 수사 관련 국회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에 민주당 등 야당이 반발하면서 이틀간 파행을 빚은 바 있다.
국회는 이날부터 상임위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는 한편, 오는 17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본격 가동해 예산안 심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상임위 예산안 심사가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꼼꼼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법정시한(12월2일)내 예산안 처리의사를 재확인했다. 특히 그는 “예산안 심사는 나라살림을 기획하는 국회의 중요한 책임이다”며 “다시는 정쟁과 당파적 이익 때문에 의사일정이 늦어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무상급식 등 서민·복지예산 확대를 위해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어 향후 심사 과정에서 한나라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과 관련, “야당의 합리적 요구는 수용할 수 있으나 보(洑) 건설과 준설 등의 큰 골격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 그러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예산안 심사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면서 정부·여당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한나라당 내에서 일고 있는 ‘감세정책 철회’ 논쟁 등 재정건전성 확보 문제와 관련, 내년도 예산지출 규모의 적정성 여부도 다시금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나 아랍에미리트(UAE) 파병 등의 현안이 예산안 심사와 연계될 경우 연말 예산국회가 또 다시 ‘난장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의 예산안 심사에 나선 국방위 전체회의에선 국내 개발 K계열 무기 장비의 결함과 대통령 전용기 사업 포기 문제 등이 쟁점이 됐으며, 복지위에선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예산안과 관련, 생계·의료 급여 및 긴급 복지지원 사업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예산증액 요구가 잇따랐다.
또 지경위에선 중소기업 지원책과 지식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문제가, 그리고 교과위에선 학교 무상급식에 대한 예산지원 문제가 쟁점이 됐다.
장용석 기자 ys4174@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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