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내년 1월 1일 취임하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가 이란 인권문제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국 간에 마찰이 예상된다.
호세프 당선자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현 대통령과는 달리 이란의 인권 실태에 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프 당선자는 이란 당국이 간통 혐의로 사키네 모하마디 아시티아니(43.여)라는 여성에게 돌팔매질 사형을 선고한 것과 관련, 지난달 31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직후에는 "야만스러운 짓"이라며 강한 비난을 제기하기도 했다.
브라질 대통령실과 외무부 관계자들은 호세프 당선자의 발언을 놓고 "새 정부의 인권 관련 대외정책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룰라 대통령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란을 포함해 인권탄압으로 비난받는 국가를 방문하면서 인권문제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브라질 새 정부가 인권문제에 관해 룰라 대통령 정부와 다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은 최근 유엔 총회 인권위원회의 이란 결의안 채택 과정을 보는 호세프 당선자의 시각에서도 알 수 있다.
유엔 인권위는 지난 18일 이란의 인권 침해 실태를 비판하는 결의안을 찬성 80표, 반대 44표, 기권 57표로 통과시켰으며, 이 표결에서 브라질은 기권했다.
20일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호세프 당선자는 브라질의 기권 행사를 내심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으나 현 정부 외무부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발언을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은 "호세프 당선자가 전날 오후 외무부로부터 결의안 표결에 기권했다는 내용을 보고받았으나 취임 전에 현 정부와 마찰을 빚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언론은 호세프 당선자가 현재의 외교팀을 전면 교체할 뜻을 갖고 있다고 전하면서 워싱턴 주재 대사를 역임한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외무차관이 가장 유력한 외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도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민감한 외교 현안에 관해 "호세프 당선자와 협의하기 전에 결정을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과 호세프 당선자 측근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인권 분야에서 새 정부의 외교정책이 현 정부와는 다른 모습으로 띨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룰라 대통령 정부에서 유지돼온 이란과의 긴밀한 관계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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