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지휘한 최인철 감독은 한국이 머지않아 아시아는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정상권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인철 감독이 이끈 한국은 22일 오후(한국시간)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3-4위 결정전에서 중국을 2-0을 꺾고 동메달을 땄다.
애초 최 감독이 목표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여자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이 처음 획득한 아시안게임 메달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먼저 "비록 금메달은 아니지만, 동메달도 값지다. 선수들이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열심히 뛰어줬다. 첫 골이 쉽게 터진 것이 승리를 도왔다. 열심히 끝까지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 8월 독일에서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고 나서 여자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아시안게임 첫 메달까지 딴 최 감독은 "아시아의 북한이나 일본, 중국은 세계 정상권 팀들이다. 이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한다면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북한, 일본 등과 격차도 종이 한 장이라고 느꼈다. 자신감을 느끼고 좀 더 세밀한 부분만 보완한다면 이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공동취재구역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 취재진과 더 편하게 인터뷰를 이어간 최 감독은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서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만나 행복했던 한 해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여자축구에 뜻 깊은 해였다. 청소년대표와 성인 대표 모두 다 같은 여자축구 식구들인데 좋은 성적을 내 보람을 느낀다. 일선 지도자들이 다 같이 열심히 해줘 가능했던 일"이라고 고마워했다.
최 감독은 준결승에서 북한에 1-3으로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동메달 도전만으로도 선수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됐다고 한다. 그는 "사실 금메달은 아직 이른 감도 있다. 선수들에게 한국 여자축구를 응원해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올 한 해를 잘 마무리 하자고 이야기를 계속 했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정신력으로 잘 극복해줬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이번 대회 전까지 중국과 역대 맞대결에서 1승1무22패로 절대 열세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포함해 두 차례 맞대결 모두 이겼다.
최 감독은 "역대 전적은 과거일 뿐이다. 우리 세대에 못하면 다음 세대에서라도 꼭 뒤집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 감독은 "북한, 일본, 중국 등이 앞선 기존의 질서를 한국이 맨 앞에 오도록 바꾸는 것이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준결승전이 가장 아쉬웠다"면서 "다음에는 꼭 이길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