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2일 오후(한국시간)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3-4위 결정전에서 박희영(고양대교)과 지소연(한양여대)의 연속골로 개최국 중국을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땄다.
한국으로서는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여자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아시안게임 첫 메달이었다.
2010년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여자축구로서는 꿈만 같은 한 해였다.
먼저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지난 8월 독일에서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남녀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FIFA 주관 대회에서 3위에 오른 것은 한국축구 사상 처음이었다.
4강 진출조차도 여자로서는 처음이었고, 남자 대표팀을 포함해도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FIFA U-20 월드컵)와 2002년 한ㆍ일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일 만큼 값진 성과였다.
이어 U-20 여자월드컵의 흥분이 채 가시지도 않은 지난 9월, 17세 이하(U-17) 여자대표팀이 더 큰 일을 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숙적 일본을 꺾고 덜컥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축구가 FIFA 주관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었다.
주전 스트라이커 여민지(함안대산고)는 8골(3도움)로 대회 최다 득점자에게 돌아가는 `골든 부트'와 함께 최우수 선수상인 `골든 볼'까지 수상했다.
U-20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한양여대)이 8골을 넣어 실버부트(득점2위)와 실버볼(우수선수상)을 받은 지 한 달여 만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상들을 휩쓸었다.
최초의 여자축구대표팀이 꾸려진 것이 불과 20년 전이고, 대한축구협회 등록 팀과 선수는 65개 팀 1천450명에 불과한 한국 여자축구의 역사와 저변을 생각하면 정말 기적 같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사상 첫 메달로 마지막 한 점을 찍었다.
청소년 무대에서 희망을 불을 지피니 A대표팀의 기반도 튼튼해져 결국 20년 만에 첫 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비록 내년 독일에서 열릴 여자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내년 9월부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을 치러야 한다.
2010년은 이제 저물어 가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 여자축구는 더 밝은 새해를 기다리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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