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하늘·조영빈 기자) 과거 삼성 전략기획실을 이끌었던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사장이 내년부터 삼성 경영권 승계의 마무리 작업을 맡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일 각각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카드 고문으로 물러나며 전략기획실의 과오에 대한 문책을 받았다는 평가와는 상반된 해석이다.
25일 삼성과 재계 인사들에 따르면 이들 구 전략기획실의 핵심인사들은 고문으로 발령받은 계열사에서 지분구조 재편 등을 통해 이재용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의 마무리 작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 직책은 외부적인 부분이며 내부 경영에 직접관여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재계 인사는 “금산법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25.6%에 달하는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2012년 4월까지 5%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며 “이같은 지분 변경이 이뤄지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깨져 경영권 승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 고문은 재무팀에서 계열사 지분구조 정리 밑 현재의 경영권 승계 구도를 마련한 재무통으로 삼성카드 지분 변경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 고문 역시 삼성 계열사의 중복부문을 통합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과 관련한 사안을 이 고문이 총괄한다는 것.
특히 삼성물산에서 건설부문의 분리와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과정에서 주식비율 조정 등을 통해 계열사들의 재무상황을 더욱 안정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전망이다.
국내 주택사업에서 선전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주요 신흥국에서 영업망이 탄탄한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토목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역시 최근 그룹의 경영진단을 받으며 건설 부문의 통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3개사가 합병할 경우 새로운 건설사는 주택·플랜트·토목 등 모든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국내외 활동 역량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
이 밖에도 3세 계열사 배분과 관련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주인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범삼성가의 지분 개편 과정에서 일부 삼성가에서는 이에 대한 대가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그간 그룹의 재무 및 경영을 총괄해온 이 고문이 직접 나서서 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한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의 고위 인사는 “이 고문과 김 고문은 이번 인사를 통해 소속된 계열사의 고문으로서 경영을 도울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분 및 재무 경영권 등에 대한 조언 및 전략 방향 제시도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번 인사는 명확히 기존 전략기획실과의 단절을 의미하고 있으며 기존 관리 위주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그룹의 변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라며 “이들 두 인사는 해당 부문에 대한 마무리 작업에 국한되며 삼성은 미래 경영를 준비하는 젊은 인사들이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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