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은 지난 9월 16일 사재(私財)를 털어 한라건설 주식 123만주를 매입했다. 당시 시세로 약 164억원 정도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었다.
한라건설은 정 회장의 자사주 매입으로 차입금 상환에 숨통이 트였으며 이때 주가도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오너가 사재까지 출연했지만 한라건설의 올해 경영 실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1조3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2144억원보다 1835억원이나 줄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3분기 827억원에서 올해 701억원으로 15% 정도 감소했다.
동부건설은 지난 10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동부금융센터 일부 층을 계열사인 동부화재해상보험에 매각해 358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또 3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물류사업본부를 내년 1월 분할해 부채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반면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40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714억원보다 307억원이나 줄었다.
지난 2008년 효성그룹이 인수해 자금 2000억원 이상을 지원한 진흥기업도 올해 27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진흥기업 지원을 위해 지난해 115억원의 순손실을 낸 효성건설을 청산까지 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38년간 이어오던 유통부문을 2680억원에 이랜드리테일에 매각하고 건설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던 화성산업도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분 1 수준인 14억원에 머물렀다.
코오롱건설도 최근 사옥 일부를 지주회사에 매각하고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21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중견건설사들이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계속해서 자금을 수혈받고 있지만 경영 실적이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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