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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라이벌-5] 생보업계 해묵은 2위 싸움, 대한생명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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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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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잔뜩 움츠렸던 보험업계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울상을 짓고 있는 손해보험업계와 달리 생명보험사들은 영업실적 호조와 자산운용수익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2010회계연도 상반기(2010년 4~9월) 93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업계의 관심은 2위 싸움에 쏠리고 있다.
 
대한생명은 줄곧 교보생명과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으나 지난 3월 증시 입성에 성공하는 등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후 경영이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조금씩 우위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 수익성·건전성 ‘호각지세’
 
대한생명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3030억원으로 교보생명(3895억원)에 간발의 차로 뒤졌다. 그러나 1분기(2010년 4~6월) 순이익이 교보생명의 절반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격차를 크게 좁힌 셈이다.
 
그 동안 대한생명은 수입보험료(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총액)와 시장점유율에서는 교보생명을 근소하게 앞서면서도 순이익에서는 늘 뒤졌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장기보험 실적에서 대한생명을 압도하고 있다”며 “전체 순이익 중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자산운용수익도 대한생명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6.02%로 대한생명(5.64%)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경영지표에서는 대한생명이 교보생명을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은 6월 말 현재 대한생명이 295.8%, 교보생명이 247.4%를 기록 중이다. 대한생명이 상장 자금을 대거 유치하면서 건전성 강화에 나선 결과다.
 
상반기 누적 수입보험료는 대한생명이 5조1810억원으로 교보생명을 3200억원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다.
 
보험계약 유지율의 경우 13회차 유지율은 대한생명이 79.9%로 교보생명(70.6%)을 앞섰다. 다만 25회차 유지율은 교보생명이 54.7%로 대한생명(48.4%)보다 높은 수준이다.
 
◆ 대한생명, 상장 프리미엄 언제나?
 
대한생명은 지난 3월 숙원 사업이었던 상장에 성공했다. 동양생명에 이어 업계 두번째다. 그러나 주가 흐름은 여전히 불안하다.
 
29일 현재 대한생명 주가는 7400원대로 공모가(8200원)보다 10% 가량 낮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생보업계 사업구조에 대한 증권사들의 이해도가 낮아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생명보험이 장기 상품인 만큼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판단은 다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의 경우 대한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9% 수준이지만 경쟁사인 교보생명은 15%를 웃돌고 있으며 손보사들도 12~15%에 달한다”며 “대한생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아 주가도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대한생명이 상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유치했지만 이를 활용할 로드맵이 분명치 않다”며 “대한생명 주가는 당분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 경영권 방어에 몸사리는 교보생명
 
최근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교보생명의 경영권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 중인 교보생명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경영권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현재 교보생명 지분은 신창재 회장이 33.6%를 갖고 있으며 대우인터내셔널(24%), 캠코(9.9%), 코세어캐피털(9.8%) 등이 다수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포스코와 캠코 등이 당분간 교보생명 지분 매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경영권 이슈도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이지만 언제든지 재점화될 여지가 있다.
 
교보생명이 상장에 소극적인 이유도 경영권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교보생명 측은 “지급여력비율 등을 감안하면 시급히 자금 유치에 나설 이유가 없다”며 “경영권도 시장의 우려와 달리 안정적”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굳이 상장이 아니더라도 지나치게 국내 시장에 매몰돼 있는 경영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국내에서 건전한 경영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 만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시급하다”며 “종전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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