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인도 금융시장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련의 기업 스캔들이 불거지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도 뭄바이증시 센섹스지수 추이(단위:1000P/출처:FT) |
그러나 2세대(G)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스캔들이 확산되면서 인도 통신부 장관이 사임하자 외국계 자금 유출액은 눈에 띄게 늘었다. 같은 기간 순유출된 금액만 1억5800만 달러에 달했다.
인도 뭄바이증시(BSE) 센섹스지수는 이후 2주간 7% 넘게 추락했다.
외국계 투자자들의 이탈현상은 최근 기업 및 가계 대출 관련 뇌물 스캔들에 대해 인도 사정 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인도 금융시장에서 외국계 자금의 지속적인 유출이 이뤄지기는 6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스캔들이 터지기 전 센섹스지수는 거침 없는 상승세를 구가하며 연초 대비 18%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난 10월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추가 양적완화 움직임이 이는 등 선진국 증시의 전망이 비관적인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머징시장으로 몰린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11월 들어 센섹스지수가 크게 출렁이고 있는 데는 스캔들 악재뿐 아니라 중국의 긴축 강화 방침과 아일랜드를 통해 다시 부상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도 반영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머징 증시 벤치마크인 MSCI이머징마켓지수는 11월 12일 이후 2주 동안 3.6% 빠졌고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 이상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센섹스지수의 하락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인도 주식을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인도 증시는 그동안 전 세계 증시 가운데도 가장 비싼 곳으로 손꼽혀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센섹스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8배로 이머징시장의 대표격인 브릭스(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번 스캔들 사태가 인도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리담 데사이 모건스탠리 주식 투자전략가는 “인도 증시는 지난해 3월 강세장이 시작된 뒤 가장 어려운 테스트를 치르게 되겠지만 스캔들 악재가 전염병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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