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건된 평양무용대학을 현지지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이 사진을 보도하며 정확한 현지지도 일시는 밝히지 않았다.[연합뉴스]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건강 악화 이후 판단력과 결단력이 급격히 떨어져 자신이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 잦은 것으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1일 드러났다.
또 중국의 기업들이 북한의 알짜배기 광산 차지를 위해 중국의 고위직을 매수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미국은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일 건강 악화 이후 결정 번복 잦아” = 주선양(瀋陽) 미국총영사관이 지난 1월 11일 미 국무부에 보고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접촉한 정보원으로부터 김정일이 건강이 악화한 이후 현저하게 결단력이 약해졌다는 정보를 얻었다.
위키리크스 공개 전문에 ‘XXX’로 익명 처리된 이 정보원은 “김 위원장은 건강 악화 이후 자신이 내렸던 결정을 뒤집는 일이 잦아졌으며 결단력도 상당히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말 베이징에서 한 북한 유학생이 ‘이탈’하자 중국에 거주하던 북한 학생과 학자, 과학자들에 대한 소환령을 내렸으나 중국 동북지역에서 활동하던 무역 담당 관료들이 이를 취소할 것을 김 위원장에게 건의, 백지화시켰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동북지역의 북한 무역업체들은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오히려 인원을 충원했다는 게 이 정보원의 전언이다.
◇北광산 확보 위해 中기업들 경쟁 치열 = 이 정보원은 또 북한의 많은 관료가 중국의 장악력 확대를 경계, 자국 광물이나 광업권을 중국에 넘기는 것을 반대하고 있지만 평양 10만호 주택 건설 재원 마련을 위해 광업권과 어업권이 잇달아 중국 기업에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북한의 알짜배기 광산 확보를 위한 중국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북한의 최대 구리 광산인 혜산 광산 차지를 위해 산둥(山東)의 ‘과다’와 저장(浙江)의 ‘완싱’ 그룹 사이에 벌어졌던 다툼이다.
이 외교 전문은 “이 정보원은 중국 상무부가 2개 기업의 합작을 승인했음에도 서로 단독 개발권을 따내고 싶어했고 결국 원자바오 총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완싱이 일정액을 지급하고 과다를 밀어낸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기술했다.
이 정보원은 완싱과 과다의 경쟁 과정에서 누군가가 원 총리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상당액(1만 달러짜리 환어음)을 지불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또 북한과 중국의 고위 관료들이 북중 기업 간 경제 합작에 개입, 자신들이 지원하는 기업에 사업권이 돌아가게 하고 사례금을 챙기는 경우가 잦으며 북한 고위 관료의 자녀는 북중 합작회사에 취업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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