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이원엔터테인먼트 노철 게임사업본부장 |
요즘 어디를 가든지 ‘스마트’가 안 들어 간 것이 없다. 스마트 라이프, 스마트 워크, 스마티즌(스마트시티즌), 스마트 입학 상담, 스마트 다이어트.. 등 그야말로 ‘스마트’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요즘과 같은 ‘정보화사회’에서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양방향 또는 통합 서비스로 대변되는 ‘스마트’는 2010년 대한민국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되었다. 무엇보다 스마트 폰의 궁극, 혁명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아이폰의 국내 출시 이후 ‘스마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경제, 공공정책, 조직문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실제 다양한 분야가 한 단계 변화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 이용자는 작년 말 70만 대에서 10배 정도 성장한 약 700만 대 가량이 보급되었다. 이러한 스마트 폰의 출현으로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교통 정보, 게임, 사전, 인터넷 등의 통합을 이루어내고 서비스의 보편화를 이루어 무서운 속도로 우리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 침투하였다.
이 때문에 그 동안 휴대폰 제조업체 및 이동 통신사에게 집중되었던 수익이 각종 스마트폰용 서비스 즉, 어플리케이션으로 다각화 되고 어플리케이션 양과 질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등 시장의 확대를 가져 왔다. 요즘 IT업계에는 스마트폰 용 어플리케이션인 소위 앱을 만드는 프로그래머의 몸값이 마구 뛰고 있고, 전문 개발 회사와 서비스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IT업계 종사자로서 공급 과잉으로 인해 한 순간 반짝하고 거품이 빠져버리는 건 아닌지 ‘스마트’ 혁명을 보다 신중하게 바라보게 된다. 왜냐하면 인터넷이 보급될 무렵의 벤처 거품도 그렇고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의 ‘아타리 쇼크’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벤처 거품은 굳이 설명 안 해도 알 것이고 ‘아타리 쇼크’는 무엇이냐 하면, ‘아타리’는 최초의 비디오 게임기를 말하는 것인데 벤처 열풍과 마찬가지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로 많은 백만장자들이 탄생시켰지만 결국 공급 과잉으로 ‘아타리 쇼크’란 용어만 남긴 채 게임 산업이 빙하기를 겪게 만들었던 사건을 말한다.
우리는 ‘아타리 쇼크’와 벤처 열풍을 반면교사로 삼아 ‘스마트’ 혁명의 장미 빛 이야기를 할 시간에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과잉 경쟁과 무차별적인 공급 그리고 싸구려 상술을 내세우기 보다는 수요자 입장에서 신중히 생각하려고 노력도 해야 한다. 그래서,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는 스마트폰용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아타리 쇼크’처럼 하나의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빠른 성장 속도에 맞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과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내에서 불고 있는 ‘스마트’ 광풍에 다들 흥분해서 빠르게 더빠르게 등 스마트 세대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마치 전체 문화인양 ‘퀵문화’로 연결시키기 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하고 소비될 수 있도록 관련 산업과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등 균형을 맞추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분명 2010년은 ‘스마트 세대’란 키워드로 대변될 것이고, ‘스마트’한 생활을 통해 우리의 삶에 혁명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왠지 ‘스마트’하지 않으면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든 것은 아닌지 씁쓸하다. 스마트폰이 열어가는 신 세계가 혹자에게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아 편리함 보다는 불편함을, 소통보다는 오히려 소외만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PC와 인터넷의 개화기에 그랬던 것처럼 문화적 소외가 없도록 하는 다방면의 노력들이 더해져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한 세상에서 보다 스마트한 생활을 하기 위해 ‘급할수록 돌아가라’란 속담처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금 한 번쯤 느리게 걷기를 권하고 싶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