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기간을 마치고 지난 13일부터 열리는 연극 ‘씨어터바 꿈꾸다’는 20대의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 관객과 무대의 벽을 허물고자 만든 작품이다.
‘씨어터바 꿈꾸다’는 건반악기가 라이브로 연주되는 바(Bar)를 배경으로 비판적인 농담을 즐기고, 여유를 빙자해 빈둥거리는 괴짜 주인과 항상 적극적인 영업을 요구하는 종업원의 잔소리로 시작된다.
손님인지 배우인지 모를 남녀연인들이 관객과 나란히 자리를 잡고 나약하고, 소극적이고, 신경질적일 수밖에 없는 이 시대 연인들의 갈등과 내면적 고민을 쏟아낸다. 외모와 능력이 넘치는 남자와 부족하지만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여자, 작은 것에 만족하며 넓은 마음으로 행복을 꿈꾸는 남자와 사랑에 있어서 사회적 또는 상대적으로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여자. 누구나 다르지만 공감 할 수밖에 없는 비정상들, 불규칙의 사랑을 관객과 함께 때론 유쾌하게, 그리고 어떤 면에선 철학적으로 풀어낸다.
연극은 갈등의 급반전과 당황스러운 해피엔딩으로 끝맺음을 내지만, 마치 괴짜 주인의 능력처럼 관객들은 느끼게 된다. 하지만 관객들이 배우가 되는 극의 후반, 배우와 관객의 벽이 완전히 허물어지면서 박장대소하는 장면은 바로 이번 작품이 요구하는 결말의 완성이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극작부터 배우, 작곡, 제작, 연주까지 모두 20대들이 참여해 젊음이 묻어난다. 대형 공연의 무대감독 출신을 비롯해 대학로 연극배우까지 의기투합해 만들어 낸 연극이라 패기가 넘친다.
연극 스태프와 배우 중 일부는 살고 있던 전셋집의 보증금까지 보태며 무대의 바(Bar)를 현실로 끌어냈고, 그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하는 열정도 보였다. 실제 바의 느낌을 위해서 괴짜 주인은 바텐더의 불 쇼를 선보이는가 하면, 무알콜 칵테일과 커피, 음료까지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무대와 객석의 선을 넘어서 관객이 함께 숨 쉬고 느끼는 연극을 만들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씨어터바 꿈꾸다’의 연출을 맡은 주효식 감독은 “연극의 주인공으로서, 삶의 주인공으로서 20대가 맞닥뜨리는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면서 “관객의 사랑이야기를 받아 함께 무대 위에 올리고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씨어터바 꿈꾸다 두 번째 이야기’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 24일까지 대학로 ‘씨어터바 꿈꾸다’ 전용관에서 매일 1회(화, 수 제외) 공연된다. 2만5000원. 070-8639-0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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