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경제전망>불안요인 즐비..기업 구조조정 노력 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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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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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재정위기, 원자재값 급등, 가계부채 부담<br/>경제전문가 "기업 구조조정 등 선제적 노력해야"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2011년 한국경제는 오리무중에서 지뢰밭을 헤쳐나가야 하는 최악의 정책환경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 속도가 더딜 전망이며 유럽 재정위기나 중국의 긴축 우려, 원자재값 급등 같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데다 북한 리스크도 부담스럽다.

지난해 초고속 회복세를 보여준 여세를 몰아 정상궤도에 진입해야 하지만 이 같은 대내외 불안요인은 제조업ㆍ수출 중심의 한국경제가 한계 상황을 맞았다는 위기론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내수를 키워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균형성장을 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외 불안요인 즐비..북한 리스크도 복병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3%에서 4.2%로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4.5%에서 4.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성적이 좋아진 영향이기도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회복세가 완만한 기울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선진국 회복이 더딘 만큼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28% 가량인 수출 증가율이 올해에는 3분의 1 수준인 1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이 저금리 기조나 추가적인 양적 완화(유동성 공급)를 하면서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도 경계 대상이다. 이에 따른 뭉칫돈은 의도했던 경기 진작을 이끌지 못한 채 상품시장이나 신흥국에 드나들며 부작용만 양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국제상품가격을 부추길 공산이 크고 결과적으로 수출 경쟁력이나 경상수지, 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1%대에서 지난해 25%에 육박할 정도라는 점에서 중국의 경기 동향은 우리 경제의 향배와 직결돼 있다.

실제 중국의 자산시장 버블과 물가 상승 조짐은 중국 당국이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 유동성 흡수에 나서면서 한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 위기도 걱정거리다. 그리스에 이어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에 합의한데 이어 스페인도 불안한 모습이다. 재정 위기가 두드러질 때마다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들면서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운용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환율전쟁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율공방의 해법으로 경상수지 관리에 대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올해 상반기까지 만들기로 했지만 향후 조율과정에서 파열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북한 리스크마저 가세했다. 그간의 내성과 학습효과로 지금까지는 북한발 악재가 일시적, 제한적 영향에 그쳤지만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장기화 조짐인 한반도 긴장 국면은 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리했다.

◇원자재발(發) 인플레 우려, 가계부채 숙제

이처럼 대외환경에 변수가 많다 보니 지난해 6%를 넘는 성장을 일궈낸 한국경제가 올해에도 쾌속 질주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5% 안팎의 성장을 기대했지만 국제기구나 민간기관의 대체적인 관측은 4%대 후반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내년 위험요인으로는 선진국 경제 회복세의 둔화 가능성, 유럽 재정위기 우려, 물가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북한의 국지도발이나 지도체제 변화 가능성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7년말 744조원이던 개인 금융부채는 지난 6월말 현재 878조원까지 불어나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빚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부문에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이 올해에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정 건전성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지방재정과 공공기관 부채에는 적신호가 들어와 있다.

민생부문에서는 물가 걱정이 많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가 3.0%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12월 들어 배럴당 90달러선을 넘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상품시장에 유입될 경우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이는 다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을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날씨 변화는 올해 경험한 배추파동을 재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체질 바꾸고 위기 선제적 대비해야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도전 앞에서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꿔 나가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정부도 가계부채 증가율이 경상 성장률을 넘지 않도록 총량관리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에 선물환 포지션 한도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외국인 국채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내년부터 부활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거시경제부담금 제도도 시행한다.

민생과 직결된 물가의 안정에도 주력한다. 공공요금 안정 기조를 이어가면서 가격정보 공개를 늘려 업계 경쟁을 유도하고 농산물 수급 안정과 유통구조 개선도 추진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가 내년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미래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s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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