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금융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2011년 금융업 7대 이슈’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은 금융인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57.3%)을 꼽았다.
이어 △국내 저축은행 부실(52.3%) △유럽발 금융위기 재현(45.3%) △주가 2000시대 안착(39.3%) △위안화 절상과 차이나 쇼크(35.3%) △가계부채위기 확산(35.0%) △지정학적 리스크(34.0%)를 선정했다.
대한상의는 “내년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의무화되는 만큼 표준재무제표 양식의 부재와 기존 작성방식과의 차이점 등은 금융회사들이 기업평가를 하는 데 적지 않은 혼란을 줄 것”이라면서 “신뢰성 있는 기업평가를 위해 대비책 마련에 고심 중인 금융회사들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음 이슈로 응답기업의 52.3%는 ‘국내 저축은행 부실’을 꼽았다. 올 한해 저축은행들은 느슨해진 규제와 과열경기를 틈타 부실사업들에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 줬고 이는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현재까지 총 3조 8000억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으나 일부 은행은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내년도 금융시장의 중요화두가 될 전망이다.
세 번째 이슈로는 ‘유럽발 금융위기 재현’(45.3%)이 선정됐는데, 그리스와 아일랜드를 이어 현재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강등을 받은 포르투갈의 재정악화 문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이웃 국가인 스페인마저 재정적자로 인한 경기 둔화 조짐이 보여 내년에도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전망이다.
네 번째 이슈로는 ‘주가 2000 시대 안착’(39.3%)을 꼽았다. 올해 코스피는 남유럽발 재정위기, 북한의 안보위협, 환율 변동성 심화 등 여러 악재에 시달렸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꾸준한 매수세와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37개월 만에 2000선 회복에 성공했다. 상의측은 “내년 경기둔화와 물가불안 등의 우려에도 외국인 매수세 등으로 2000선에 안착할 수 있을지 금융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경제의 부상과 더불어 ‘위안화 절상과 차이나 쇼크’(35.3%)가 다섯 번째 이슈로 꼽혔다. 올 한해 중국은 사상최고의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화됨에 따라 지준율·기준금리 인상 등 꾸준히 긴축정책을 펴왔다. 내년 상반기에도 물가안정을 위한 추가 금리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중국의 긴축정책이 불러올 국내외 경제상황에 많은 금융인들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이슈로는 ‘가계부채위기 확산’(35.0%)과 ‘지정학적 리스크’(34.0%)가 꼽혔다. 상의는 “올 3분기 현재 국내 개인부문 금융부채는 지난 분기보다 19조 2000억 원 늘어난 896조 9000억 원으로 사상최대치”라면서 “이같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신용경색과 소비위축 문제는 향후 우리 경제의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 등으로 심화된 남북관계 경색이 내년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높아짐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 금융업 최대 뉴스로는 ‘주가 2000 돌파’(65.7%)가 선정된 가운데,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59.0%), ‘G20 서울회의 환율 및 금융규제 논의’(49.0%),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논란’(44.0%), ‘남유럽발 재정위기’(38.3%), ‘신한금융지주 사태’(38.0%), ‘금융위기 후 국내기준금리 첫 인상’(3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남유럽 재정위기, 안보리스크 등 올해 무수한 악재가 있었음에도 주가가 2000 포인트를 돌파한 것은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낸 우리 경제의 결실”이라면서 “내년 금융업이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노력, 특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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