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탄 생산지역인 호주 퀸즐랜드가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으면서 BHP빌리튼ㆍ리오틴토 등 이 지역 주요 석탄 생산업체들의 광산이 침수되면서 석탄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게다가 비가 많이 내리는 호주의 몬순 시즌이 아직 2개월 남아 있어 추가 홍수 피해 가능성도 높다. 이 지역의 연간 석탄 생산량은 약 9800만t으로 전세계 해상수송 석탄물량의 37%에 달한다. 현지 당국은 이번 홍수로 인한 피해액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탄 가격 상승으로 철강 원재료 가격의 동반상승이 예상된다. 실제 홍수 전 t당 225달러에 불과하던 원료탄(철강 생산용 석탄)은 현재 300달러까지 치솟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ㆍ4분기 원료탄 가격은 이미 타결됐기 때문에 1분기 원가에는 영향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2ㆍ4분기 이후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포스코의 석탄 구매량 중 호주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정도. 원료탄 t당 50달러 상승하면 철강 원가 35달러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호주의 우기에 대비해 재고를 미리 확보해 두었다”며 ”이라며 “통상 1개월 정도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기에 대비해 재고를 늘려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시멘트 등 시멘트 업체들도 주원료인 유연탄 상승으로 원가경쟁에 비상이 걸렸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의 3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업체들은 유연탄 가격 상승분만큼 채산성 악화도 배제못할 상황이다.
특히 겨울에는 유연탄이 난방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는데 지난 12월부터 시작된 호주 홍수로 인해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유연탄을 조달하는 주요 수입처는 러시아지만, 호주의 홍수 피해로 인해 호주와 거래를 하던 다른 국가들의 시멘트 업체들이 러시아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지난해 115~125달러 수준이었던 t당 유연탄 스폿 가격은 150달러에 달한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호주 홍수의 피해 복구가 신속히 되지 않는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중국의 유연탄 사용량 증가도 복병이다. 중국은 유연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날씨가 유난히 춥거나 폭설이 내려 자국내 소비량이 늘게 되면 수출량을 줄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중국에 폭설이 내렸을 때 유연탄 가격은 한 때 135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한편 금, 원유, 구리를 비롯한 19개 주요 품목의 원자재 시세를 나타내는 CRB 지수는 지난달 31일 332.80으로 마감해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년동안 17%나 상승한 것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900여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 41%가 올해 최대 위협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았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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