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식품 가격이 더 오르면 2008년 식량위기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경고하자 이들 식품가격은 더 치솟았다. 이같은 우려는 특히 개도국에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인의 주식인 쌀의 가격은 안정적인데 비해 밀 등 일부 치솟고 있는 곡물의 가격이 개도국에 큰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식품값 급등은 이미 알제리와 모잠비크에서 폭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채드 하트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농업경제학자는 “옥수수와 콩 재고량이 극도로 빠듯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거래 전문가들과 애널리스트들도 글로벌 재고량이 더 이상의 기상이변에 대처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곧 수확철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가뭄으로 인해 수확량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콩값이 치솟자 식물성 기름도 함께 오르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 중산층이 튀김용으로 대거 사들인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미 농무부는 식물성 기름의 소비 추세로 봤을 때 수요 대비 재고량이 1970년대 중반 이후 ‘한번도 본적 없는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콩선물은 전일대비 5.2% 상승해 부셀당 14.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말 이후 최고수준이다. 농무부는 미국 내 수요대비 콩 재고가 5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옥수수가격도 5% 오른 부셀당 6.37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식량위기였던 2008년 7월 이후 가장 비싼 가격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옥수수 공급국으로 세계 공급량의 반 이상을 담당해 왔다. 대표적인 동물 사육용 곡식인 옥수수 가격의 급등은 신흥시장에서 고기 소비가 늘었음을 방증한다.
한편 농산물 가격 오름세에 조용히 미소짓는 쪽도 있다. 미국 곡물업체 등 농업 관련 기업이 그들이다.
일례로 세계적인 농업식품 기업 카길은 최근 수익이 세배로 뛰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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