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수주 늘었지만…” 낮은 국산화율로 ‘속 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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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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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이정화 기자) 국내 조선업체들이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었음에도 속이 편치 못하다. 원천 기술 및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이 낮아,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와 ‘조선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해양플랜트 기자재 자급률을 높이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율이 2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선박의 국산화율이 90%에 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부적으로 △전기장치 35~45% △기계장치 15~20% △배관재 15~20% △계장설비 10~15% △안전설비 5% 수준의 국산화율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해양플랜트 수주로 발생하는 외화가득률도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올해 고유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해양플랜트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수주가 늘어날수록 외국 기자재 업체들의 의존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국산화율은 국내 조선사들과 기자재업체들이 해양플랜트로 변화하는 신조선 흐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중소 기자재업체 관계자는 “리먼 쇼크에 따른 시황 악화로 기자재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양플랜트 관련 기술을 개발할 여력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수주 경험이 중요한 해양플랜트 사업 특성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진행되는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없는 점도 우리 업체들의 낮은 국산화율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즉 국내 물량이 거의 없는데다가, 국내 기자재업체들이 낮은 기술 수준으로 해외에서 발주되는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제외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유전 및 가스전 개발에 있어 자국기업 활용 및 자국 건조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기자재업체들은 해양플랜트 관련 기술 개발과 실적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중국은 해양플랜트 육성계획’ 초안 작성을 완료하고,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이 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약 400억 달러를 투입, 해양플랜트 기술혁신을 추진함으로써 현재 10%에 달하는 세계 시장점유율을 대폭 제고할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기재자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이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오르기까지는 기자재의 국산화가 뒷받침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이제는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동반 성장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원에 나섰다. 지식경제부는 “우리가 플랜트 시장 점유율은 높았지만, 관련 기술 및 기자재의 국산화율이 낮은 것이 현실”이라고 전략품목을 집중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이를 위해 수요가 증가 추세인 해양플랜트 모듈(Module)의 설계·제조기술을 개발에 나선다. 해양플랜트 모듈은 해상, 극한지방 등 현장 조립여건이 좋지 않은 프로젝트에서 단품들을 하나의 블록형태로 패키지화해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지경부는 국내 기자재업체가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외국 선진기업과 전략적 기술제휴도 적극 추진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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