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발표한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1.8%포인트 상승한 8.8%를 기록했다. 해외법인의 실적을 반영한 당기순이익률도 지난해 9.3%에서 14.3%로 큰 폭 증가했다. 전년대비로는 각각 44.4%, 77.8% 증가한 수치로 총 판매증가율(7.4%)과 매출액 증가율(15.4%)를 상회한다.
이 같은 이익률 증가는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2010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미국에서 쏘나타와 아반떼의 반응이 좋다. 경쟁 모델인 캠리(도요타)나 어코드(혼다), 알티마(닛산)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랜드 가치가 높으면 인센티를 낮출 수 있어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역시 미국, 중국, 유럽 시장에서 판매 증가보다는 브랜드 가치 상승에 더욱 역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9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2년째 5.2%의 점유율을 기록한 현대차가 비교적 안정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원희 본부장은 “미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는 7% 증가한 7490만대”라며 “현대차는 지난해 361만대에서 8% 증가한 39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뚜렷한 성장세가 전망되는 미국 시장에서는 10% 상승한 59만대를 판매하되 에쿠스.제네시스 등 대형세단을 3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앞서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올해 최고급 세단 에쿠스를 3000대 이상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올해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현대차는 보고 있다.
이 본부장은 “중국 시장 성장세 둔화는 나쁘지 않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수요가 줄고 완만한 성장을 하는 건 현대차 3공장의 2012년 가동 전에 시간을 준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현대차의 소형차 비중이 줄고 대형차가 늘고 있어 브랜드가치를 점점 더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내년 약 3.4%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유럽 시장에서 치열한 판촉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 월드컵 스폰서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뜻도 밝혔다. 반면 철강재 등 원자재값 상승은 매출 비중이 0.6%에 불과한 만큼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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