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로마 도심 곳곳에 설치된 동상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성추문을 비판하는 구호가 적힌 띠가 다량으로 내걸렸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로마 시내 포폴로 광장에 있는 동상에서는 "이탈리아인의 몸은 파는 게 아니다"라는 구호가 적힌 띠가 발견됐고, 다른 곳에서는 "이탈리아에는 `붕가 붕가' 말고 다른 것도 있다"는 구호가 적힌 소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붕가 붕가(bunga bunga)'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자택과 별장 등에서 벌인 난잡한 밤샘 파티를 뜻하는 속어로, 미성년 나이트클럽 댄서와의 성매매 의혹 수사를 계기로 이탈리아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자칭 `깨어 있는 사람들(Nessun Dorma)'이라는 시민단체는 베를루스코니의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총 150개의 동상에 어깨띠와 플래카드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이탈리아의 국가 이미지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또다른 이탈리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세계적인 작가 움베르토 에코와 로베르토 사비아노 등 사회운동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밀라노, 피렌체 등지에서 열렸고, 지난 6일에는 붕가붕가 파티가 열린 장소로 추정되는 밀라노 외곽 아르코레에 있는 베를루스코니의 저택 외곽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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