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적, 전방위 협력관계로 시장을 선점하는 중국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은 지난해 6월 발표한 ‘2010년 아프리카 경제발전보고’에서 “중국은 아프리카의 무역과 투자분야의 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과 아프리카간의 무역규모가 10배 가량 성장해 2008년에는 무역총액이 93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프리카 무역총액의 11%에 달하는 규모로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의 2대 무역국이며 아프리카 상품의 최대 수입국이 됐음을 뜻한다.
중국의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2009년 1월 케냐, 잠비아, 앙골라 등 3국을 순방하면서, “2008년에 중국과 아프리카간 무역총액은 1000억 달러 돌파(1068억 달러)라는 역사적 수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8년간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아프리카는 2000년부터 3년마다 합작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2000년 10월에 베이징에서 개최된 1회 대회는 아프리카 44개국에서 80여 명의 장관이 참여한 가운데 ‘베이징 선언’과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합작요강’을 채택함으로써 상호 협력의 기초를 닦았다.
2회 대회는 2003년 12월에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렸다. ‘중-아 합작포럼 액션플랜(2004-2006년)’이 채택됐고, 3년마다 종합계획을 작성해 실천키로 함으로써 중국과 아프리카는 장기적이고 전면적인 협력 파트너를 지향하게 됐다.
2006년 11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3회 대회에서는 ‘베이징 액션플랜(2007-2009년)’을 채택했으며, 중국과 아프리카간에 신형 전략 파트너 관계를 건설하는데 합의했다. 2009년 11월 이집트의 샤름 알 셰이크에서 열린 4회 대회에서는 중-아간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하고 ‘샤름 알 셰이크 선언’과 ‘액션플랜(2010-2012년)’을 채택해 중국과 아프리카간 발전을 위한 미래 청사진을 마련했다.
중-아간에는 무역분야의 협력이 가장 두드러진다. 쌍방간에는 2008년 말에 이미 1000억 달러의 무역총액을 달성했다. 중국은 중-아 합작포럼이 제시한 방향에 따라 아프리카 30개국에서 수입되는 466개 품목에 대해 최빈국대우인 0(제로)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상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7년 말까지 중국은 아프리카 46개국에 44억6000만 달러를 직접 투자했다. 투자분야는 무역에서 농업, 제조업, 자원개발 및 기술 등 다양하다. 중국은 이미 29개국과 ‘투자보호협정’을 체결했으며 9개국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또한 아프리카가 필요로 하는 기초건설과 인프라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주택건설을 비롯해 석유화학, 전력, 교통, 통신, 수리, 야금, 철도 등 거의 전분야 걸쳐 투자와 협력을 병행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유무상 원조도 경제협력과 시장선점의 중요한 무기의 하나다. 중국은 2007년 말 현재 농업과 기초인프라 분야의 약 800여 개 프로젝트에 무상원조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는 학교, 병원, 체육관, 철도, 도로 등이 망라돼 있다. 또 아프리카 43개국에 파견된 의료진만도 1만7000명에 달한다.
(베이징 = 이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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