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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의 중국이야기 9-2> 베이징의 알프스 '소오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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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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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중국 중산층이 살아가는 법.<br/> 건강 레저수요 폭발. 라이프 스타일은 이미 선진국


베이징 인근 십도 동호강산을 올라가는 길목에 건강과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붉은 리본이 수북히 메달려 있다.


일반 중국인들이 그렇듯 중국 젊은 직장인들도 실리를 쫏는 경향이 강하다. 젊은이들은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적당히 일하면서 안정적이고 대우가 좋은 직장을 갖는 것을 삶의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젊은 세대들은 특히 이전 세대와 달리 여가에 관심이 많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중국인들에게 직장은 인생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다. 직장 또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개념인 '단웨이(單位)'는 한 개인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다. 집단의 부속물로서, 여가를 꿈꾸는 것은 사치와 타락으로 여겨졌다.

요즘 중국인들은 더 이상 단웨이가 삶을 지배했던 사회주의 시대인들이 아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여가를 소중히 하고 자유의 가치를 만끽하는 사람들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중국에서는 마이카 붐과 함께 레저 수요가 폭발했다.

덩달아 스포츠 레저 용품 산업이 활황세를 나타냈다. 리닝이라는 로컬 스포츠용품 업체가 '중국의 아디다스'를 표방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여름 베이징 동 4환로 부근 300평이 넘는 초대형 레저용품 전문 매장. 세계 금융위기에도 아랑곳 없이 이곳에서는 고가의 자전거와 텐트 등 레저용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사람들은 수만위안(수백만원)대의 물건값을 치르는데 아무 주저함이 없었다.

베이징 교외에는 크고 작은 하천과 콘도 골프장, 유원지가 도처에 널려있다. 알려진 바와 달리 베이징 근처에는 산도 많다. 한두시간만 벗어나면 1500m 이상 되는 산이 즐비하고, 백두산 보다 높은 산들도 많다.

베이징 인근의 매력적인 산중 하나는 허베이(河北)성의 소오대산이다. 차로 4시간 거리의 베이징 서남쪽에 있는 소오대산은 광막한 허베이 벌판에 마치 알프스처럼 솟아 있다.

산초입에서 시작되는 바위길을 두어시간 걷다보면 키 큰 상록수 낙엽송 수림이 등산객을 맞는다. 숲길을 서너시간을 오르면 작은 관목과 주목 숲이 나오고, 세시간 걸려 이곳을 지나면 해발 2882m의 야생화 초지가 펼쳐진다.

초지의 능선은 저 아래 계곡으로 떨어질듯 미끄러져 내리다가 재차 공중을 향해 날렵하게 치솟으며 비경을 뽐낸다. 지난 2008년 여름 베이징 올림픽 직전 이곳을 찾았을 때 1박2일 일정으로 텐진(天津)에서 온 중국인 등산객들을 여럿 만났다.

정오 무렵 소오대산 정상인 동대 부근에 올라 땀을 식히는데 자신을 순(孫)이라고 소개하며 한 중국인이 말을 걸어왔다. 그는 자신들이 인터넷 등산 동우회‘루예(綠野)’의 회원이라며 등산을 좋아하는 우리는 이미 친구라고 말했다.

정상 표지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그는 동우회 사이트 주소(www.lvye.info)를 적어준 뒤 다시 보자는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또 보자는 얘기는 그냥 인사치례가 아니어서 이후 그의 안내로 나는 그들 중국 등산 동호회와 어울려 자주 산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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