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모집 대행 업체마다 푯말을 들고 농민공을 모집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춘제(春節 설) 연휴가 끝나가면서 ‘민공황’(民工荒 농민공 부족사태)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중서부 지역과 동부 연해 지역 간 너도 나도 농민공을 ‘모셔오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 제일재경일보)가 10일 보도했다.
△ 중서부지역, “제발 돌아가지 마라”
청두, 충칭 등 중서부 지역에서는 춘제 연휴가 끝나고 다시 도시로 향하는 농민공들을 사로잡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최근 쓰촨성 청두시 진장(錦江)구 인력자원 시장에서는 기업 마다 인력을 모집하기 위해 안달이 났다. 대만계 전자기업 팍스콘은 공장 인력을 모집하기 위해 이곳에 인력 모집소 10군데를 임시로 설치, 직원 한 사람 당 하루에 세 명 이상 인력을 모집하라는 할당량을 내리기도 했다.
충칭시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시내 각 기차역, 여객버스 터미널 앞에는 각 기업들이 너도나도 플래카드를 내걸고 전단지를 배포하며 인력 모집에 나섰다. 고향에 돌아왔다가 다시 귀경하려는 농민공들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한 것이다.
심지어 일부 기관에서는‘수입과 집, 자녀 교육까지 보장해주는 정책이 마련돼 있으니 가족들이 있는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으세요’라는 내용의 안부 서신을 각 가정마다 보내는 ‘성심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후베이성 우한시에서는 2월 9일부터 3월 11일까지 무료 취업박람회를 총 117차례 열어 지역 내 총 8000여개 기업에서 24만개의 일자리를 모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 동부연해지역, “얼른 돌아와라”
동부 연해 지역에서도 고향으로 돌아간 농민공들이 혹여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봐 전전긍긍해 하며 파격적인 우대혜택을 내걸고 농민공 ‘되찾기’에 나섰다.
상하이 시 일부 기업에서는 춘제 때 고향으로 돌아간 농민공이 편안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대형버스 400여대를 마련해 안후이 장쑤 허난 후베이 등 지역으로 보냈다.
또한 공장이 밀집해 있는 장쑤성 쑤저우 최첨단지구 도로 변에는 ‘1년 내내 인력 모집’과 같은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농민공들을 맞이하고 있다.
광둥성 둥관(東莞)시 스파이(石排)진에서는 아예 지역 내 기업들을 모집해 단체로 광시 후난 등 내륙 지역에 가 인력을 모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가 하면 일부 내륙 지역 정부와 자매 결연을 체결해 인력 모집에 나섰다.
이에 따라 그 동안 기업에 인력을 소개해 주고도 수수료를 지불해왔던 인력 대행업체들도 이제는 입장이 ‘을’에서 ‘갑’으로 변한 형국이다. 오히려 기업들이 이러한 대행업체들에 수수료를 받기는커녕 인력 1명 당 100~200위안 상당의 커미션을 지불하고 인력을 소개받고 있는 것이다.
△ 내륙-연해 간 격차 축소가 가장 큰 원인
이러한 현상의 가장 주된 원인은 내륙과 연해 간 발전 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서부 지역 경제가 급성장 하면서 인력 수요도 덩달아 급증한 것.
내륙 지역 경제성장에 따라 동부 연해 지역과의 임금 격차도 5년 전 15%에서 지금은 5%로 훨씬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물가가 비교적 비싼 동부 연해 지역에서 보다 차라리 중서부 지역에서 비교적 더 나은 생활조건에서 근무하기를 선호하는 농민공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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