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물가 상승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며 다음달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 시장금리 대폭 상승, 이미 ‘인상 효과’
당초 시장에서는 물가 압력과 인플레 기대 심리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금통위는 시장금리 상승, 국제원자재가격 변동성 등 대내외적 여건상 인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올해 들어서만 0.31%포인트 오르며 지난 10일 현재 3.11%를 기록 중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지난달 13일 3.64%에서 지난 10일 3.96%까지 치솟으며 0.32%포인트 급등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면서 가계부채 부실 우려가 두드러지고 있다.
가계부채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 운전자금 대출 중심으로 대폭 늘어났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이미 일부 시중은행의 CD연동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6%대 중반까지 올랐으며 중소기업 대출 금리도 지난해 말보다 0.4~0.5%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6개 시중은행의 지난 1월 말 대출잔액 기준으로 금리가 평균 1%포인트 올랐을 경우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은 6조5000억원 늘어나게 된다.
기준금리 인상, 물가상승 기대, 국고채 발행물량 증가 등에 따라 시장금리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이처럼 가계부채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무리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중수 한은 총재는 “부채 비율이 150%를 넘나드는 등 상당히 높은 수준이긴 하나 단기 내에 부실화될 개연성은 낮다”고 말했다.
또한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국내에 몰리며 환율 하락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중국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제원자재가격의 변동성 확대, 유로존 재정 불안 등으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등 대외적 위험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시장이 주가 폭락과 이집트 사태 등 과도하게 불안 조짐을 보인데다 국내 경제 여건상 2개월 연속 인상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이번달은 쉬어가면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한 후 3월 중 금리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물가 불안 지속되면 내달 ‘인상’
이달 금리가 동결되면서 내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총재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집트 사태나 유가상승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남아있으나 이는 세계 경기 회복세로 충분히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은 현 수준을 유지하고 물가상승률도 4%대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향후 물가 불안 수준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현재 지난 1월중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4.1% 오르며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3±1% 상단을 넘었다. 생산자 물가도 6.2% 상승하며 2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수석 연구원은 ”지난 1월은 물가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율 증가 등 충분한 인상 요인이 많았다“며 ”다음 달은 향후 물가 불안이 얼마나 더 심각해지냐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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