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업체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어, 디젤 등 내연기관차와도 가격차가 상당히 줄었다. 친환경차의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에 따르면 미국·일본·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의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82만8000대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5.9%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토요타의 하리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가 지난해 31만7000대가 팔리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일본에서는 하리브리드차가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철홍 KARI 연구위원은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100만대 규모로 성장했다”며 “저가격대의 하리브리드 모델이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뒤쳐진 업체들이 모터와 전지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면서 하이브리드차 대안으로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기차 ‘쉐보레 볼트’를 내놓은 제너럴 모터스(GM)는 올해 생산량을 당초 계획인 1만대에서 2만5000대로 늘렸다. 내년도 생산량도 4만5000대로 늘려 잡았다. 미쓰비시 ‘아이미브’, 닛산 ‘리프’도 조만간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되자 친환경차 시장의 이슈가 기술보다는 사업모델과 같은 시장관련 이슈가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르노의 전기차 정보 유출 사건이 대표적이다.
르노는 지난해 8월 내부자 신고로 전기차 정보 유출 사건을 자체 조사한 결과, 경쟁업체와 연관된 핵심연구원 3명을 적발했다.
문제는 이들이 빼내려고 했던 것이 전기차 기술보다는 제작비용, 가격책정 등 비즈니스 모델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카르로스 곤 회장도 해외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은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주도권 경쟁은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과 업체들의 기술개발로, 친환경차와 일반 내연기관 가격 격차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인 에드먼스닷컴(Edmunds.com)에 따르면 차량가격 및 5년 간 연료비가 포함된 총 보유비용(TCO)를 비교하면 리프(전기차)가 2만8085달러, 프리우스(하이브리드차) 2만7120달러, 포커스(내연기관) 2만4350달러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및 제품개발에서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시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차량 배기량이나 차체 크기 등을 줄이는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통해 친환경차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대응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철홍 연구위원은 “완성차업체들의 친환경차 시장전략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며 “시장 리스크에 대비, 다양한 대안을 준비하는 멀티옵션 전략으로의 전환 및 다운사이징을 통한 내연기관 개선과 친환경차 기술 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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