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청와대와 한나라당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취임 3주년을 앞두고 당 지도부와 부부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번 만찬회동은 “국정과제에 대한 고민을 당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건의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만찬에선 그동안의 국정운영에서 미진했던 부분과 남은 2년간의 추진과제 등에 대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의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 방송좌담회를 통해 직접 불을 당긴 여권 내 개헌론에 대한 언급이 오갈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지난 8~9일 이틀간 열린 개헌 관련 의원총회에서 개헌 논의를 위한 당내 특별 기구를 구성키로 했지만, 그 위상과 목적 등에 대한 견해차가 커 지도부 내에서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안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등은 개헌 논의 기구를 지도부(최고위원회의) 산하에 설치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홍준표·서병수 최고위원 등은 개헌 논의 기구를 설치한다면 일단 당 정책위원회 밑의 실무기구로 둬야 한다는 입장. “당내에서도 계파 간 이해관계 등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위 산하에 개헌 논의 기구를 둘 경우 괜한 분란과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게 홍 최고위원 등의 지적이다.
더불어 나경원·정두언 최고위원은 사실상 개헌 논의에 대한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이번 만찬 제의가 개헌 논의에 대한 지도부 내 이견을 중재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의 다른 관계자는 “부부동반으로 저녁 먹는 자리에서 자칫 서로 얼굴 붉힐 수 있는 정치현안을 꺼내긴 어려울 것이다”며 “그냥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하고 대화하는 자리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26일 당 지도부와의 만찬회동을 계획했으나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전 자진사퇴라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면서 이를 '무기한 연기'하고, 앞선 23일 안 대표와 김 원내대표, 원희룡 사무총장 등만 서울 삼청동 안전가옥(안가)으로 불러 만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안 대표가 이른바 여권 내 ‘정동기 비토’론을 주도한데 대해 매우 불쾌해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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