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고가 발생한 지 20여 시간이 지난 상태여서 기장 이병훈(40) 경위, 부기장 권범석(49) 경위, 정비사인 양춘석(40) 경사와 최명호(38) 경장 등 나머지 실종자 4명이 살아 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상태다.
해경은 현재 해군 등의 도움을 받아 추락 헬기가 이동했던 해역을 중심으로 항공기 4대와 함정 24척을 집중 투입, 실종자와 헬기 동체를 찾고 중이다.
사고가 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제주항공대 소속 AW-139 헬기는 지난 23일 오후 7시30분 제주공항을 이륙해 오후 8시5분 제주시 한림읍 서쪽 105㎞ 해상에서 경비 중이던 제주해경 1502함 상공에 도착했다.
1502함 소속 이유진(28.여) 순경이 갑작스럽게 고열과 복통을 일으켜 오후 7시 헬기 환자후송을 요청했기 때문.
이 순경은 목포의 한 병원과 원격응급의료시스템을 통해 진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자 제주대병원으로 후송하려고 헬기에 태워졌다.
이 순경을 태운 헬기는 오후 8시20분 ‘환자를 태우고 출발한다’는 통신보고를 했고 43분이 지난 오후 9시3분 제주해양경찰서가 헬기 도착 여부를 확인하고자 통신 및 전화연결을 계속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제주해경 송나택 서장은 24일 오전 진행된 브리핑에서 기상악화에 따른 추락 가능성에 대해 “사고 당시 날씨는 풍속 8∼10m, 파고 1∼2m, 시정거리 926m로 맑고 양호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기장인 이병훈 경위가 AW-139 헬기를 조종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가서 교육을 받았으며, 한국에 돌아와서는 인천에서 1년여간 직접 운항한 것으로 알려져 조종 미숙일 가능성도 낮다.
현재 헬기 추락 원인은 정비불량, 기체결함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남해해경청 제주항공대 측은 이런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헬기 동체를 찾아 블랙박스를 회수·분석해야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있을 전망이다.
▲ 추락한 AW-139 헬기는
추락 헬기는 첨단 응급의료장비를 갖춘 최신 기종.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Agusta Westland)사가 제작한 것으로 대당 가격이 200억원에 달한다. 엔진출력 3062마력에 항속거리는 700㎞에 달하며 최대 3시간을 비행할 수 있다.
특히 순항속도가 시속 260㎞에 이를 만큼 빠른데다 야간 수색구조능력이 뛰어나 해상수색과 인명구조 업무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는게 해경의 설명.
해양경찰청은 2009년 12월 AW-139 헬기 2대를 들여와 해상구조 등 국내 적응 훈련을 마친 뒤 인천과 제주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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