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영국 외무부가 최근 18개월간 1980~90년대 아일랜드공화군(IRA)이 사용한 리비아제 폭발물에 의한 희생자의 유족들이 요구하고 있는 피해 배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외무부의 관련 인사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핵심인사들과 비밀 협상을 벌이면서 희생자를 돕는데 앞장서온 변호사들도 지원해 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이 개인적으로 관심을 보이면서 영국 정부의 이같은 노력은 속도를 내게 됐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리비아의 이미지 개선을 강조하면서 리비아 정부로부터 20억파운드에서 최대 100억파운드의 배상금을 받아내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했었다고 말했다.
배상을 받아내면 10억파운드는 150명의 청구인에게 나눠주게 되며 나머지 돈은 부상자들의 치료와 경제.사회적 지원 및 아프리카 연구를 위한 대학설립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희생자를 돕기 위한 시민단체를 이끌고 있는 제이슨 매큐 변호사는 "카다피 정권의 인사들과 수많은 회의를 했지만 거의 효과가 없었고 카다피 본인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가 다른 인물로 대체될 경우 영국과 리비아간의 거래 체결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카다피의 아들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2009년 9월 피해배상에 절대 응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리비아는 2008년 테러로 희생된 미국인을 위해 15억달러에 달하는 보상기금을 설립키로 하는 등 국제사회를 향해 일부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적도 있다.
영국의 희생자 유족들은 리비아가 셈텍스 플라스틱 폭약을 포함한 무기와 폭발물을 전세계 테러리스트들에게 제공했고 IRA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리비아제를 이용해 테러를 자행했기 때문에 리비아가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반정부 시위로 인해 사면초가에 빠진 카다피가 2009년에는 미국에 아프리카에서의 대테러 전쟁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제안했다는 사실이 27일 새롭게 드러났다.
AP통신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을 인용, 카다피가 미군 아프리카 사령부의 윌리엄 워드 장군과 만나 이같은 의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외교전문은 워드 장군이 이에 반응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는 카다피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던 시기였다.
앞서 2003년 카다피는 핵 프로그램을 폐기했고 3년후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화답한 바 있다.
통신은 카다피가 워드 장군과의 회동에서 현재의 반정부 시위사태를 예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아프리카에서 우리가 불을 끌 때마다 다른 불이 계속 발생한다"면서 "우리는 과거에는 이 불은 미국의 음모라고 주장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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