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개발공사 오재윤 사장은 지난 14일 본부장급 3명을 전원 교체와 함께 팀장급 이상 16명도 자리를 이동하는 대규모 인사를 취임 후 처음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 결과에 따라 방만한 경영 등의 책임을 물어 2명을 해임하는 등 6명에 대한 징계를 의결한지 3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인사폭풍은 지난해 12월 박학용 전 사장이 취임 8개월 만에 중도하차한 이후 일찌감치 예고됐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제주도가 100% 출자한 지방공기업으로 제주지사가 인사권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도정이 바뀌고 나면 간부급들은 동반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박 전 사장이 사퇴하기 전 제주도의 압박수위도 높았다. 제주도개발공사에 대한 제주도감사위원회의 특별감사가 진행됐다. 이어 검찰 수사 의뢰 발표도 이어지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제주도감사위원장은 제주지사가 임명하는 측근 중에 측근으로 꼽혀 우 지사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었다.
대폭 물갈이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 2004년 김태환 전 제주지사가 당선된 후 경영 전반에 대한 경영진단과 감사가 진행된 바 있다. 당시 서철건 사장이 물러나고 임원들도 대량 해임됐다.
이번 본부장급 인사를 보면 전략기획실장에 임광순씨, 경영관리본부장에 우용구씨, 개발사업본부장에 김현순씨가 각각 발탁됐다. 고종식 전 경영관리본부장과 현진수 전 개발사업본부장은 대기발령됐다.
개발공사는 ‘현장부서장과 지원부서장간의 인사 교류’라는 인사 원칙에 따라 그간 현장 관리자로 근무하던 간부들을 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다.
제주도지방개발공사 고계추 전 사장은 “제주도감사위원회에서 경징계를 내린 모 인사의 경우 개발공사 인사위원회에선 해임 결정을 했다”며 “제주도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인재중의 인재였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기업인 만큼 일 중심으로 가야하는데 정치중심으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고 전 사장은 지난 2004년 11월부터 2010년 3월 2일까지 5년여 동안 제주삼다수 사장을 맡으며 고속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삼다수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1206억3000만원으로 2008년 890억5600만원에 비해 315억4700만원(35.4%) 증가했다. 순이익은 236억8600만원으로 지난해 148억6000만원 보다 59.4%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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