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자신들의 ‘밥그릇’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여도 야도 없다. 국민들의 세금을 받고 사는 ‘정치인’만 있을 뿐이다.
최근 ‘국회의원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의 개정에 따라 신설된 국회의원들의 가족수당과 자녀학비수당 신설을 둘러싸고 이들이 또 한 번 입방아에 올랐다.
치솟는 물가와 전 월세에 서민들의 고통을 날로 늘어나는데 정작 이들을 먼저 챙겨야 할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긴급 상정돼 아무런 논의 없이 통과됐던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 역시 이 같은 맥락에 기인한다.
이번에 신설된 가족수당이 배우자 4만원, 자녀 1당 2만원이라는 점만 두고 본다면 이번 논란이 억울한 측면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들의 정서다.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공무원 월급의 5.1%의 인상에 따라 국회의원이 한 달에 받는 봉급(세비)가 1036만6443원으로 1000만원을 돌파했다는 사실도 국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 충분했다.
입으로는 ‘서민’을 외치는 국회의원들이 정작 서민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억 대 연봉자’라는 사실은 ‘한 달에 고작 몇 만원’ 가지고도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이유다.
최근 ‘국민들의 정치불신’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국회의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은 국민들이 듣기 좋은 말만하고 당장에 달콤한 정책들을 남발하며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내세웠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믿음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철만 되면 선심성 공약들이 넘쳐나고, 그 공약들을 지키지 못해 매 선거마다 정권이 바뀌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정치권에 국민들이 믿음을 주는 날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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