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상률 前 국세청장 연구보고서는 ‘순금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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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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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이 말인 즉, 사람은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해 후세에 명예로운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소수의 국세청 사람들을 보면 ‘명예로운 이름은 고사하고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남을까 걱정이 앞선다.

국세청은 현재 ‘끈끈한 조직력이 오히려 화를 부른 모양새’에 놓여 있다. 오죽하면 ‘한 번 국세청장 충복은 영원한 충복’이라는 슬로건 아닌 슬로건이 파생되는가 하면 납세자 사이에서는 ‘말세(稅)’라는 단어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한 전 국세청장를 둘러싼 ‘그림로비’와 ‘골프 연임로비’, ‘직권남용’ 의혹 등 3대 의혹에 대한 여진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뜸 튀어나온 수 억원의 자문료와 관계된 국세청 직원의 행적이 발단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이들은(국세청 직원) 한 전 청장이 해외도피 중이던 지난해 국내 대·중기업 20여개로부터 수 억원을 받아 한 전 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3대 의혹의 중심에서 도망가다시피 출국해 장기간 외국에 머무르고 있던 사람에게 현직 국세청 직원이 거액의 돈을 배달했다는 것이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또한 한 전 청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30~40페이지 분량의 연구보고서 서너편을 제출하고 받은 정상적인 자문료”라고 할지라도 과연 기업들이 선뜻 거액을 내 놓았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대체 무엇을 주제로 한 연구보고서이고, 연구보고서에 대한 자문료는 왜 또 국세청 직원들이 동원돼 전달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에 국세청 안팎으로 어수선하기만 하다.

국세청은 지금 때 아닌 진퇴양난의 시대를 맞고 있다. 한 전 청장 귀국 당시만 하더라도 퇴직한 사람이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국세청이 이제는 한 전 청장에게 거액의 자문료를 송금한 직원과 감찰 직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모든 일련의 사건들은 분명, 검찰 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겠지만 국세청은 국세청 나름대로 또 다시 추락하기 시작한 신뢰도 제고를 위해 분발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국세청 신뢰도는 풍전등화(風前燈火)라는 말, 더는 믿고 싶지 않다. 국세청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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