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신공항 평가결과, 마음이 무겁다” (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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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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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익 위한 불가피한 선택 국민에 이해시켜야”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평가결과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등 두 후보지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은데 대해 “마음이 몹시 무겁다”는 심경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황식 국무총리로부터 국토해양부 입지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와 그에 대한 정부 입장을 보고받고 이 같이 말했다고 김 총리와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김 총리에게 “공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국민에게 다 이해시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홍 수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김 총리로부터 입지선정위 평가결과 등을 보고받은 뒤 한참 동안 대답을 하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홍 수석은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국익 차원에서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데 대한 고뇌가 매우 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이날 대통령 보고에 앞서 정종환 국토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평가위원회의 평가과정과 결과를 확인하고, “이를 정부 입장으로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수석은 “가까운 시일 내에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향후 정책방향을 설명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며 “현재 실무선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9년 11월에도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대국민사과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평가결과 발표로 신공항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됨에 따라 대구·경북(TK) 등 영남권 여론동향에도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
 
 세종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이어 신공항까지 이른바 ‘대선공약 파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여권의 최대 지지기반인 영남권에서마저 민심 이반이 현실화될 경우 이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조기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2009년에 국토연구원 용역결과가 나왔을 때 신공항 문제를 털어버렸어야 하는데 지방선거 등 때문에 그러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홍 수석도 “대통령이 국민과 지역민을 이해시키기 위해 할 일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면서 해당 지역 방문 또는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직접 이해를 구하는 방법 등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홍 수석은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보완책에 관한 물음엔 “그 부분은 더 논의해야 하고 고려할 요인도 많다”면서 “아이디어 차원과 구체적으로 정책화할 수 있는 건 다르다. 머릿속에 있다고 바로 표출할 순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과학벨트의 분산배치 등이 지역 내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무마책’으로 거론되나, 이는 다시 충청권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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