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QE2 종료시 금융시장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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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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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 조치를 거둬들이는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 종료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는 2008년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해 3월까지 모기지(주택담보대출)채권(MBS)과 미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2조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어 같은해 11월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2차 양적완화(QE2)에 나섰다.

연준은 QE2 조치를 예정대로 오는 6월 종료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QE2 종료가 경기침체를 불러와 시장 혼란을 부추길 것이라는 비관론과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무엇보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미 국채는 물론 정크본드와 이머징 채권 등 위험자산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QE2 종료가 위험자산 매도를 부추겨 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버트 아르노 리서치어필리에이츠 회장은 "자산 가격 상승세 등 QE2가 글로벌 자본시장에 몰고 온 파급력은 상당했다"며 "추가 조치 없이 QE2가 종료되면 경기가 위축되고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시장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빌 그로스도 QE2가 종료되면 미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자신이 운용하는 토털리턴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미 국채를 모두 매각했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 종료는 주식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지배적이다. 미 증시가 랠리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 비단 연준이 공급한 유동성 때문은 아니지만,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배경에는 양적완화에 따른 약달러 기조도 한몫했다는 이유에서다.

정크본드와 이머징 채권 등 위험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라즐로 비리니 비리니어소시에이츠 설립자는 "연준의 대규모 통화부양 프로그램에서 흘러 나온 자금이 창출했던 수요가 고갈되면 투자부적격 기업이나 신흥국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줄을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QE2 종료 이후 추가 조치가 뒤따르지 않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고용지표가 크게 개선되는 등 미국 경제가 인위적인 부양책 없이도 자립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고 있다는 확신에서다.

영국 헤지펀드인 CQS의 마이클 힌츠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본원통화(monetary base)는 이미 급격히 늘었기 때문에 오는 6월 말 QE2 종료 이후 추가적인 양적완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추가 조치는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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