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건전성 기준을 충족하면서 수익성까지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의 처지를 봐줄 상황이 아니라는 항변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부토건과 진흥기업 등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PF 대출이 또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삼부토건이 저축은행권의 대출 상환 압박에 못 이겨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2금융권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해 채권금융회사의 과도한 대출 상환 요구가 건설사의 줄도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와 수익성 제고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말 제2금융권의 PF 대출 잔액은 27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 대출 잔액이 12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도 25%로 금융권 전체 연체율(12.9%)보다 2배 가량 높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PF 대출에 대한 건전성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의 PF 대출 한도는 전체 대출의 30%로 규정돼 있지만 오는 2013년 7월부터는 20%로 축소된다.
당국 눈치를 보면서 대출자의 경영 사정까지 모니터링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PF 사업 주체인 시행사가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 시행사에 보증을 서준 시공사에 대납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만기 연장도 웬만해서는 거부하고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건설사 사정을 봐출 형편이 아니다"며 "6월 결산 전에 부실채권을 줄이고 연체율을 낮추는 것이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체 대출을 안고 있으면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부실 PF를 털어내는 게 급선무"라며 "자칫 '부실' 저축은행으로 낙인이라도 찍히면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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