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전산장애가 발생한 지 3일이 넘도록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오는 18일부터 농협에 특별검사를 나갈 계획"이라며 "전산장애 원인을 규명하고 관계자들의 진술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특별검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체크카드 거래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의 카드 업무는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최원병 농협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3000만명의 농협 고객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게 돼 송구하다"며 "전산장애로 인해 고객이 입은 경제적 피해에 대해서는 적절한 절차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농협 정보기술(IT)본부가 지난 12일 형체가 불분명한 '시스템 파일 삭제 명령'이 실행되고 있음을 감지한 후 고객의 개인정보와 금융거래 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주요 업무시스템의 거래를 모두 차단키로 결정했다"며 "IT본부 내에서 상주 근무하던 협력사 직원의 노트북을 경유해 각 업무시스템을 연계해 주는 중계서버에서 시스템 파일 삭제 명령이 실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모든 거래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업점에서 피해 신고가 들어온 것이 12건, 고객 민원 센터로 접수된 건은 248건으로 알려졌으나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심민섭 농협 상무는 피해 보상과 관련해 "다음 주 정도에 보상금 지급을 시작할 것"이라며 "연체료나 수수료 등에 대해서는 전액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사흘이 지난 뒤에야 사과 성명을 낸 데 대해 '뒷북'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산장애로 많은 고객들이 피해를 입었는 데도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뒤늦게 사과에 나선 것은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금융당국의 특별검사를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그 동안 피해 복구에 치중하느라 사과를 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특별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인사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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