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이 16일 청계산 산행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정 사장은 케이피케미칼 합병 재추진 의사와 대형 배터리 연구개발 사업내용을 밝혔다. |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호남석유화학이 연내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은 지난 16일 출입기자단과 청계산 산행 이후 간담회를 갖고 “케이피케미칼은 원칙적으로 합병하려고 한다”며 “연내 한 번은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주주인 롯데그룹(지분 57%)이 합병에 적극적인 반면, 지난번 소액주주(43%)가 반대해서 무산됐듯이 이번에도 소액주주가 반대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전제도 달았다.
△“합병의 당위성 분명해”
“소액주주의 의견도 존중돼야 하지만 합병의 당위성도 분명하다”는 게 정 사장의 말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호남석유화학의 단독 매출이 7조원이었는데 전체 (자회사를 포함한)연결 매출은 14조였다”며 “단독으로 보면 한국에서는 결코 작지 않지만 세계에서는 화학분야에서 결코 큰 회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7조보다는 14조 회사가 해외사업을 하는데 편한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며 “앞으로 국내보다는 해외사업 비중을 더 키워나갈 것인데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국내에서는 케이피케미칼과 접촉이 없지만 해외에서는 따로따로 할 수 없지 않느냐”며 “창구를 일원화시켜서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형배터리 2015년 산업화”
호남석유화학은 화학흐름전지(CFB, Chemical Flow Battery)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있었다. 현재 “미국의 배터리 회사인 ZBB에너지(ZBB Energy)와 기술제휴를 맺고 산업화를 추진 중”으로 “2~3년 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게 정 사장의 말이다.
산업화 시기에 대해서는 “2015년을 타겟으로 한다”며 예상 매출은 “4000억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사업 파트너인 ZBB에너지에 대해 “대형배터리 부문의 세계적인 전문회사로서 그 분야의 기술 수준이 세계 1등”이라고 자신했다.
배터리의 용도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기상조건에 따라 상시적이지 못한 발전에 적용해 에너지를 대용량으로 저장하는 것이다. 현재 세계 여러 곳에서 연구 중이나 상업화엔 도달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 사장은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배터리와는 다른,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케미칼 배터리”라며 “특히 중국정부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호남석유화학측은 “상용화 수준의 500kWh 급 ‘3세대 아연-브롬 화학흐름전지(V3. Zn-Br CFB)’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연-브롬 화학흐름전지의 개발 및 500kWh급 대용량 에너지 저장 매체 개발은 호남석유화학이 국내 업계 최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호남석유화학은 2012년까지 ZBB에너지와 공동연구를 통해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단위생산을 위한 제조기반을 구축해 도서지역 등의 신재생에너지(풍력·태양광) 연계 실증사업에 진입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사업 검토 중 …분리막은 이미 연구단계”
배터리 핵심소재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 사장은 “배터리 핵심소재 4개(분리막, 전해질, 양극재, 음극재) 중에 2개는 우리도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분리막은 이미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정 사장은 “SK는 습식 분리막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연구 중인 것은 훨씬 더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건식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전해액은 이미 케미칼을 통해 만들고 있으니 정제만 하면 가능하다”며 “따라서 대형배터리 사업의 부품 쪽으로 들어가 전해질과 분리막 사업을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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