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는 18일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내용을 사측과의 단체협상에 포함하는 안건을 이날 대의원회의에서 확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표결 결과는 내일께 나올 전망이다.
때마침 비정규직 고용안정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시점이라 일각에서는 정규직 노조가 ‘세습’화 한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나 한국지엠 등 다른 사업장에서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고, 당장 실행 가능성이 없는 상징적 제도인 만큼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2011년 단협 요구안 중 ‘채용’ 항목에 게재된 이 내용을 보면 ‘회사는 인력 수급 계획에 의거 신규채용 시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자녀에 대해 채용규정상 적합한 경우 우선 채용함을 원칙으로 한다. 단, 이를 위한 가점부여 등 세부적 사항은 별도로 정한다’고 명기됐다.
가점부여 정도에 따라 사실상 정규직 노조를 세습화 할 수도 있다는 게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고용 및 신분세습”이라며 “대의원 회의에서 통과되더라도 사측이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조 역시 “정규직 이익만 대변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나온다. 이미 많은 사업장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기 때문. 현재 이와 비슷한 내용이 포함된 사업장은 2008년 단협에 이를 포함시킨 기아차와 한국지엠을 비롯, 현대중공업, 한국TRW 등이 있다. 내용은 현대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실효성 없어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혜택을 받는 대상이 4만5000명 조합원 중 200여 명에 불과할 뿐더러, 2004년 이후 현대차 생산직 신규채용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2006년, 보훈대상자 80명을 채용한 게 전부다.
이는 다른 사업장도 마찬가지. 자녀 우선채용 조항이 있는 사업장에서 이를 적용해 선발한 생산직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규호 현대차 노조 공보부장은 “다른 사업장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인데다, 비정규직에 대한 우선채용 조항 역시 이미 마련돼 있다”며 “회사를 키우는 데 기여한 직원에 대해 그 기여도를 인정해 원할 경우 일부 가산점을 주자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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