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湖金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미국을 방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대중국 수출상품은 반드시 중국에서 설계해야 한다’는 기존의 규정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의 이런 방침은 계약 체결과 기술이전의 양갈래 길에서 갈팡질팡하던 구미, 아시아 기업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후 주석의 대 공약이 있은 뒤 상당 기간 어떤 후속 조치도 뒤따르지 않고 아무런 변화도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미국IT산업이사회(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 글로벌정책 담당 부총재는 “실제 거래에 적용되는 구체적 조치는 모두 지방정부의 몫으로, 지방 관료들이 중앙과 다른 입장을 보이기 때문에 후주석의 약속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기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는 "산은 높고 황제는 멀리 있다(山高皇帝遠)는 말이 있다"며 "이는 지방정부의 힘이 중앙정부를 능가한다는 뜻인데 중국의 최근 상황이 마치 이와같다"고 밝혔다.
상당수 미국 기업들은 “중국 당국은 국내 기업의 기술력 향상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종기업에 대해서만 유리한 특혜정책을 펴고 있다”며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지방 정부가 자발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경우 직접 연락해 정부 방침을 하달하고 이를 따르도록 할 것”이며 점차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의 선진기술 보유 기업들은 그러나 “광활한 중국에서 세분화된 지방 정부에 실질적인 영향이 미칠 때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며 “지난 1월에 발표된 약속 실현은 아직도 먼 얘기”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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