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 29일 전 세계를 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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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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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화려한 복귀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연아는 29일 밤(한국시간)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 경기장에서 ‘지젤’을 주제곡으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연기한다.

작년 3월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3개월 만에 국제대회에 복귀하는 것이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010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지난해 10월 피터 오피가드(52·미국) 코치를 영입하고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매진해 왔다.

김연아는 2009년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챔피언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세계선수권대회로는 2년 만에 정상에 재도전하는 셈이다.

◇‘피겨 여왕’다운 연기 보여준다=일반적으로 피겨 선수들은 그랑프리 시리즈를 거치면서 프로그램을 다듬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는데, 김연아는 올 시즌에는 그럴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게다가 공백 기간에 김연아는 숱한 변화를 겪었다.
코치와 트레이너가 바뀌었고 훈련장도 캐나다 토론토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옮겼다.

일본을 덮친 대지진으로 대회가 무산되자 한국에 돌아왔다가 갑자기 일정이 바뀌면서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훈련하는 등 안정적으로 준비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김연아가 이런 악조건들을 잘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다.

2009-2010시즌에도 김연아는 처음 출전한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210.03점의 최고 점수로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김연아는 25일 메가스포르트 아레나 경기장에서 진행한 훈련에서도 처음으로 쇼트프로그램 ‘지젤’을 시연하며 실수 없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계속 연습하면서 점프와 스핀, 스텝 등이 다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는 김연아의 말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김연아는 30일 밤에는 아리랑 등 전통음악을 편곡한 ‘오마주 투 코리아’를 배경음악으로 삼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기량을 마음껏 뽐낼 예정이다.

◇악재도 라이벌도 실력으로 넘는다= 두 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김연아의 외부 조건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먼저 대회가 열리는 모스크바는 과거 좋은 기억을 안겨줬던 ‘약속의 땅’이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대회에 나설 전망이다.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이듬해였던 2007년 모스크바 그랑프리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63.50점과 프리스케이팅 133.70점 등 총점 197.20점으로 우승했다.

당시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운 신기록이었다.
이 점수는 ‘신기록 행진’을 벌였던 2009-2010시즌 전까지 김연아의 최고 기록으로 남았다.

김연아는 앞서 2006년에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감격스런 첫 우승을 차지한 기억이 있다.
물론 인연의 땅에서 만난 악연도 있다.

이번 대회 여자 싱글 테크니컬 패널로 참여하는 미리암 로리올-오버윌러 심판이 장본인이다.

로리올-오버윌러는 2008-2009시즌 그랑프리 대회와 2009-2010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연달아 김연아의 점프에 석연치 않은 판정을 내려 논란을 키운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동계올림픽에서 로리올-오버윌러 심판이 보는 앞에서 역대 최고점(228.56점) 우승을 차지하며 악연을 끊은 적이 있는 만큼 실력으로 돌파할 수 있다.
우승을 다툴 강력한 라이벌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김연아를 꺾고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차지했던 ‘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1)는 올 시즌 내내 점프 균형을 되찾지 못해 고전했다.
시즌 후반이 들어서면서 다소 컨디션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예전 기량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아사다를 제외하면 변변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일본의 안도 미키와 미국의 알리사 시즈니, 러시아의 알레나 레오노바가 대항마로 꼽히지만 지난 5년 동안 세계 피겨계를 주름잡은 두 선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내년 추가 출전권 확보도 관심= 이번 대회에는 김연아의 개인적인 성적만 걸려 있는 게 아니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3수 도전’에 나선 평창에도 힘을 보탤 좋은 기회다.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홍보대사와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연아는 대회를 마치고 그동안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평창의 2018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에 팔을 걷어붙일 계획이다.

이번 대회에서 여전히 빼어난 실력을 보여준다면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앞두고 이름을 떨칠 수 있다.

물론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만으로도 유치활동의 전면에 나설 만한 이름값은 충분하다는 평가지만, 강력한 경쟁자인 뮌헨이 올림픽 2회 우승과 세계선수권대회 4회 우승에 빛나는 카타리나 비트(46)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좋은 성적을 받아 두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김연아도 한국을 떠나면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게 (올림픽 유치에) 
더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회 성적에 따라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출전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다.

나란히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김연아와 곽민정(17·수리고)의 합산 순위가 13점 이하가 되면 이듬해 한국의 출전권은 3장으로 늘어난다.

물론 곽민정이 선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역시 김연아가 최상위권에서 든든히 중심을 잡아 줘야 가능한 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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