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위원장은 이날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를 주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미래와 금융 정책토론회 개회사 및 기조연설에서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견제하는 효과적인 수단은 자본주의 원칙에 입각한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라고 말했다.
미래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지난해 말 기준 적립액 324조원 가운데 17%인 55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 현재 139개 국내기업에 대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곽 위원장은 “그러나 신한금융의 경영권 분쟁 당시 국민연금은 2대 주주임에도 일본계 주주 등과 달리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면서 “이는 ‘1주1권리 행사’라는 원칙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사례였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포스코, KT 등 오너십이 부족한 대기업이 방만한 사업 확장 등으로 주주 가치가 침해되고 국민경제에 역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곽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은 “지나친 경영권 간섭은 경영안정화를 훼손해 기업가치 저하로 연결된다”며 즉각 반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청와대도 “곽 위원장의 주장은 평소 학자로서의 소신을 발표한 것으로 청와대와 사전 협의한 사항이 아니다”(김희정 대변인)고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곽 위원장이 최근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일부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군기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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