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직장인 350여명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소속된 회사에서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경우 신청하겠다’는 응답이 58.6%에 달해 상당수 직장인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청하겠다’는 응답률은 나이가 많은 근로자일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20대의 경우 42.7%만이 ‘임금피크제에 동참하겠다’고 답한 반면, 30대는 64.2%, 40~50대의 경우 65.1%가 동참 의사를 밝혔다. 퇴직시기가 다가오는 고연령 근로자일수록 경제적, 심리적으로 정년연장의 필요성에 대해 더 크게 체감하는 것이라고 상의측은 해석했다.
‘임금피크제’란 정년을 일정기간 늘리는 대신 임금은 특정시점 이후로 차츰 줄여가는 제도를 말한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이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10년 상반기 기준 11.2%에 그치고 있다.
희망하는 정년 연장기간으로는 ‘4~5년’(55.0%)을 가장 많이 꼽았고, ‘6년 이상’이란 응답도 19.8%나 됐다. 반면 ‘2~3년’과 ‘1년’을 꼽은 직장인은 각각 24.2%, 1.0%에 머물렀다. 국내 대기업의 평균 정년이 57.2세(‘10.3월 고용노동부)임을 감안할 때 61세 이상까지 일하기 원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의미다.
한편 정년연장 대신 수용 가능한 임금삭감 폭은 20%선을 밑돌았다. 임금피크제 도입시 ‘10% 미만’의 임금삭감을 수용하겠다는 응답이 43.1%로 가장 많았고 ‘10〜20% 미만’이 36.7%를 차지했다. ‘20% 미만’ 삭감을 감수하겠다는 의견이 약 80%에 이르는 셈이다. 이 외 ‘20〜30% 미만’ 16.4%, ‘30〜40% 미만’ 1.9%, ‘40〜50% 미만’ 1.9%로 집계됐다.
대한상의측은 “국내 대부분 기업이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상승하는 체계를 따르고 있다”면서 “중장년 근로자의 임금이 생산성과 상관없이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서는 근로자들도 합리적 수준에서 임금을 양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신청 의사와 별개로 제도 자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71.4%는 ‘찬성’을, 28.6%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찬성 이유로는 ‘노후 준비기간이 늘어나서’(38.5%)와 ‘가능하면 오래 일하고 싶어서’(37.3%)란 응답이 많이 꼽혔으며, 반대 이유로는 ‘임금삭감 없는 정년연장을 원해서’(56.4%)와 ‘지나친 임금삭감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35.6%)란 응답이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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