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英여왕과 국빈만찬서 '특별한 관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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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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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여왕 "오바마 방문, 지적·문화적 연결고리 상기시켜"<br/>오바마 "두 딸, 여왕 흠모한다"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가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 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왕실 최고 수준의 웅장하고 화려한 국빈 만찬 대접을 받았다.

이날 만찬에서 흰색 타이에 연미복을 갖춰 입은 오바마 대통령과 왕관을 쓴 엘리자베스 여왕은 양국간 "특별한 관계"를 강조하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왕은 이날 만찬에서 오바마의 영국 방문은 "우리가 함께 나눈 역사와 공통의 언어, 우리의 강한 지적·문화적 연결고리"를 상기시킨다고 말하면서 "양국 간 특별한 관계"를 위한 건배를 제안했다.

또 1, 2차 대전을 가리키면서 미국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세계가 군사적 재앙에 직면했을 때 두 차례나 이를 구출했다"고 치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이 9.11테러 이후 미국에 보여준 연대에 감사를 표하면서 그날 이후 지금까지 영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우리의 가장 밀접한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건배사에서는 "여왕 폐하를 위해, 양국 국민의 특별한 관계를 위해,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말대로 이 축복받은 땅, 이 왕국, 잉글랜드를 위해"라며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리처드 3세'의 문구를 인용했다.

또 딱딱한 격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딸 말리아와 사샤가 여왕을 흠모한다"고 말해 여왕을 미소짓게 만들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오바마가 건배사를 끝내기도 전에 오케스트라가 영국 국가를 연주했고, 결국 국가가 나오는 동안 오바마가 계속 말을 하는 의전에 어긋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왕은 이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고 오바마의 '애정 담긴' 발언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날 만찬장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에드 밀리반드 노동당 당수, 고든 브라운 및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등 영국 전 현직 정치인들이 총출동했으며, 톰 행크스 등 유명 연예인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앞서 버킹엄궁 가든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서는 41발의 예포가 울려퍼진 가운데 엘리자베스 여왕이 오바마 부부를 영접했고, 신혼 여행에서 막 돌아온 윌리엄 왕자 부부 역시 오바마 부부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영국 왕실은 오바마 부부에게 19세기 빅토리아 여왕이 미국 대통령들과 주고 받은 편지를 선물로 증정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여왕 부부에게 여왕이 아버지인 조지 6세와 1939년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과 기록을 담은 앨범을 증정했다.

오바마는 25일 총리 관저에서 열리는 정상 회담에 앞서 이날 캐머런 총리를 잠깐 만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런던 남부의 글로브 아카데미를 깜짝 방문, 한 팀을 이뤄 학생들과 탁구 경기를 벌였다.

오바마는 전몰 장병의 위패가 있는 웨스트민스터 성당에도 방문했는데 방명록에 날짜를 '2008년 5월24일'으로 잘못 기입했다고 뉴욕매거진이 전했다.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역시 이번 국빈 방문에서 오바마 대통령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셸 여사는 2009년 엘리자베스 여왕을 처음 만났을 당시 여왕의 등에 다정하게 팔을 감는 의전에 다소 어긋나는 행동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여왕과 짧게 악수만 했다.

영국 언론들은 미셸 여사가 이날 갈아입은 세 벌의 드레스에 찬사를 보내는 등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금까지 모두 101번의 국빈을 맞았으며,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국빈으로 맞은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다.

한편, 이날 런던 다우닝가에는 영국 이슬람 교도들이 모여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극우단체인 영국수호동맹(EDL)이 인근에서 맞불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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