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통신 기업 이미지를 탈피해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와 함께 융·복합 시대를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는 뜻이다.
이석채 KT 회장(사진)은 이날 광화문 사옥 1층 올레스퀘어에서 KTF와의 합병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룹사(자회사)와의 시너지를 통한 그룹경영으로 시장의 변화속도를 뛰어넘는 혁신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왜 그룹 경영 선언 했나
KT가 이 같이 그룹경영을 선언한 것은 통신환경을 둘러싼 최근 내외부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시장 조사 업체인 IDC 전망에 따르면 통신산업은 향후 5년간 1.3% 성장이 그치며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등 타산업의 통신영역 침범이 이뤄지고 있다.
또 내부적으로도 요금인하 압력 속에 투자비는 늘어나고 있어 신규매출 발굴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KT는 이 상황에서 IT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선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KT는 오는 2015년까지 통신영역(유무선통신·콜센터 등)에서 22조원, IT서비스·미디어영역(클라우드·솔루션·콘텐츠·SI 등)에서 6조원, 컨버전스영역(금융·렌트카·광고·커머스 등)에서 8조원, 글로벌투자 영역에서 4조원의 매출을 올려 총 40조원 규모를 달성하기로 했다.
비통신 사업의 영역을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45%)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찬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통신업종과 타 업종을 연결해 새로운 컨버전스 영역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선단식 경영의 폐단은 없나
KT가 이처럼 그룹경영에 나서면서 나타날 수 있는 이른바 ‘선단식 경영’의 폐단은 없을까.
이에 대해 이석채 회장은 “KT는 재벌이 아니다”면서 “단순히 몸집을 불리는 그룹경영은 제가 (회장으로)있는 한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 다. 이 회장은 이어 “KT그룹 광고물량이 연간 2000억원 규모인데, 여느 재벌사 같으면 전부 내재화(광고대행 계열사 설립) 했을 것“이라며 ”KT의 그룹경영이란 세계화를 위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룹경영 원칙을 통신 관련 회사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자체 기능을 전문화하고, 비통신 사업 회사는 자체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KT의 통신 부문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것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KT측 설명이다.
KT는 또 성장의 혜택이 2차 협력사에게도 전해질 수 있도록 원도급자의 하도급 계약 적정성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계약 조건에 ”1차 협력사는 KT와의 거래대가를 기준으로 80% 미만으로 2차 협력사와 수의계약에 의한 하도급계약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할 방침이다.
◆ 이 회장, 정부 통신정책에 대해 또 쓴소리
이 회장은 전방위에서 펼쳐지고 있는 통신요금 인하 압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업이 물고기라면 국민은 물이다”며 “국민이 싫다고 하면 물고기인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꿈을 깎아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올레TV(IPTV)와 디지털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를 결합한 ‘OTS’ 상품과 관련, 이 회장은 “통신료에 대해선 그렇게 내리라 하면서 올레TV스카이라이프는 ‘싸게 판다’고 난리”라며 “더 나은 품질을 더 싸게 공급하겠다는 데도 쟁점이 되고 있어 너무 이율배반적이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무제한제 폐지’에 대해서도 훈수를 던졌다. 그는 “네트워크 자원은 수돗물과 전기처럼 유한하다 ”며 “한 사람이 수돗물을 마음 놓고 쓰면 남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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