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법관들 '자살한 성폭력 피해자 신문개선' 위해 머리 맞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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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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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서울중앙지법 전체 형사 법관들이 성폭력 피해자가 증언대에 선 다음날 재판 진행 등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서울중앙지법은 4일 오후 2시 성낙송 형사수석 부장판사 주재로 이 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법관 70여명이 참석하는 형사법관회의를 열고 성폭력 피해자 증인신문 개선 방안 등의 안건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회의 관계자는 “재판에서 피해자 인권 보호는 중요한 이념이지만 실체적 진실 발견 역시 버릴 수 없는 주요 가치다. 피해자의 인권을 해치지 않으면서 실체적 진실을 찾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논의 안건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재판부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측면보다는 형사소송 과정에서 언제든지 문제 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논의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증인신문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과거사 등을 묻지 않도록 한 외국 입법례 등을 살펴보고 우리 재판에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성폭력 피해자 증인 신문에 관한 매뉴얼 작성도 검토중이다.
 
 또한 이번 회의에는 법관 언행 등 법정 모니터링 분석 결과 검토, 공판중심주의 정착 상황 등도 함께 논의된다.
 
 중앙지법은 매년 2차례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전체 법관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갖고 있다.
 
 한편 지난달 1일 이 법원 성폭력 전담부에서 재판을 받던 A(여)씨는 ‘재판과정에서 판사의 언행이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궁금한 부분을 (피해자에게)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피해자가 사생활이 침해됐다는 생각으로 목숨을 끊어 상당히 안타깝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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