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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와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만료되는 특허의약품들에 대한 수익 감소분을 채우고 향후 10년을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인 M&A를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초에는 세계 15위인 일본의 다케다제약이 스위스 제약사인 나이코메드를 인수하고 세계 10대 제약사로 도약할 준비를 했다.
보수적인 일본 제약사들 역시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 역시 이런 세계적 흐름을 피해가긴 힘들어 보인다.
우선 정부의 약가인하를 통한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의지가 매우 강하다. 또 FTA 등을 통한 세계적 기업들의 국내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M&A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이 아닌가 싶다.
전문가들 역시 이런 국내외 시장 현황에 따라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의 행태를 보면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는 움직일 것 같지 않다.
일부 제약사들은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오히려 전혀 다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모 제약사는 자동차 및 부품시장으로 또 다른 제약사는 여행산업으로 어떤 곳은 조명분야로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사업 다각화를 두고 제약계에서는 성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얘기와 함께 무분별한 확장에 따른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상반된 견해를 보인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개최한 근화제약은 사업목적에 ‘자동차 및 동 부품의 판매 및 정비업’을 추가했다.
대원제약도 주총을 통해 ‘여행알선업’과 ‘정보통신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안을 상정하고 통과시켰다.
우리들제약은 ‘데이터방송 서비스 및 관련사업’, ‘별정통신사업’, ‘프랜차이즈업’, ‘광고업’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동아제약 역시 기존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시켰다.
지난 5월에는 동성제약이 LED 조명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사업다각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본업에 충실하면서 타 영역에 진출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단순히 눈앞의 매출을 목표로 무분별하게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오히려 본업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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