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바퀴 도는 자전거 정책> 2013년 전국 자전거길 경부고속道의 53배…예산·행정력 낭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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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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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분한 사전조치 없이 추진, 다시 철거 빈발<br/>'녹색교통' 무색…효율성 없고, 예산 낭비만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녹색성장 정책의 핵심인 '자전거도로'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예산과 행정력만 낭비하는 셈이다. 

10일 행정안전부와 국토해양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전국에 설치된 1만1387㎞에 이르는 자전거도로를 오는 2013년까지 2만2000㎞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416㎞의 경부고속도로의 53배로 필요한 예산만 수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약 1.2% 정도인 자전거 수송분담률을 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자동차나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가장 큰 사업은 행안부가 추진하는 '국가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사업'이다. 지난해 시작된 이 사업은 오는 2019년까지 총길이 3120㎞의 자전거길을 만드는 것으로, 이미 지난해에만 약 1004억원이 투입돼 178㎞가 조성됐다.

국토부도 2010~2013년 동안 28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도변에 약 400㎞의 자전거길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총 1728㎞(한강 305㎞, 낙동강 743㎞, 금강 248㎞, 영산강 220㎞, 섬진강 212㎞)의 자전거길이 생기며, 경인아라뱃길을 따라서도 41.3㎞의 자전거전용도로가 조성된다.

인천 강화군에서 강원 고성군을 잇는 비무장 지대에 설치되는 '평화 자전거 누리길' 495㎞도 총 3490억원의 사업비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자전거도로도 수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자전거길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각종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우선 만들고 보자는 식으로 조성했다가 교통체증이나 안전에 문제가 있어 다시 철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공공자전거사업도 이용의 불편함과 운영·관리의 미흡함으로 이용률이 낮은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의 70%가 산지며 주요 도시에도 구릉지역이 많아 자전거 활용도를 극대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자전거의 교통수단 분담률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자전거도로를 건설하면 자칫 예산이 장기적으로 낭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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