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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 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퀵’(감독 : 조범구, 제작: ㈜JK필름)은 폭주족 출신의 퀵서비스맨 기수(이민기)와 걸그룹 멤버 아롬(강예원)이 정체불명의 폭탄 테러범에게 협박을 당해 서울 시내 곳곳에 폭탄을 배달한다는 내용을 그린다.
스피드 액션이란 타이틀답게, 영화는 주인공 기수가 타는 고성능 오토바이의 도심 질주가 관전 포인트다. 시속 300km에 육박하는 속도와 도심 폭파 장면, 고속도로변 차랑 충돌 및 건물 옥상을 넘나드는 오토바이 추격신은 할리우드의 그것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특히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코믹 요소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스토리의 조율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반면 11일 언론시사회를 마친 ‘고지전’은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를 통해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훈 감독의 신작으로, 지금까지 전쟁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고지 전투가 주 배경이다.
영화는 3년간의 한국전쟁 가운데 휴전 협정 협상 과정을 포함한 2년간의 시간 속에 남과 북의 병사들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잊혀져간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채 하루를 못 버티고 주인이 바뀌는 고지 탈환에서 양측의 병사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도, 적군과 아군의 구분점도 없어진 채 마치 일상의 연속처럼 전쟁을 치르며 생존을 펼친다.
장훈 감독은 이 같은 모습을 감정의 과잉이나 전쟁 특유의 스케일을 완전히 배제한 채 인물간의 부딪침과 내면에 오롯이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주연을 맡은 신하균, 고수의 긴장감 넘치는 연기 대결이 더해지며 전쟁 영화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평가 받을 만하다.
장르와 스토리의 등 판이하게 다른 두 작품의 맞대결이 충무로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영화 관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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